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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대선에 쓰이는 종이만 6000t… ‘정당에도 녹색제품 사용 의무화를’

입력 2022-03-08 03:00업데이트 2022-03-08 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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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가 비싸 일반제품 많이 사용
온라인 등 활용 환경부담 줄여야
지난달 22일 서울의 한 오피스텔 입구 우편함에 집배원들이 책자형 선거공보물과 투표안내문이 담긴 선거우편물을 배달하는 모습. 동아일보DB

6000t.

9일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에 쓰이는 것으로 예상되는 종이의 무게다. 각 가정으로 보내는 선거 공보물과 벽보, 투표용지 등을 포함한 최소 추정치다. 종이 1t을 생산하는 데 20년생 나무 20그루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선거에서만 나무 약 12만 그루가 사라진다. 서울 여의도공원 면적(약 23ha)의 거의 두 배에 이르는 숲을 조성할 수 있는 수량이다.

선거 때마다 이런 자원 낭비를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종이 대신 온라인 공보물을 활용하거나, 녹색제품을 사용해 환경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녹색제품은 에너지 사용 및 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한 제품으로 환경표지인증 제품과 우수재활용(GR) 제품 등이 포함된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도 ‘친환경’은 구호에 그쳤다. 환경부는 선거운동 시작 전 각 정당에 가급적 녹색제품을 사용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지만 주요 정당의 공보물은 일반 용지를 사용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비용 부담이 있어 계약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측은 “(공보물 인쇄) 계약 기간이 촉박해 녹색제품 사용을 고려하지 못했다”고 했다. 두 정당 모두 “6월 지방선거 때는 각 녹색제품 사용을 독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정당도 정부 부처나 공공기관과 마찬가지로 공공적 성격을 고려해 녹색제품 사용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선거 비용은 득표율에 따라 국고로 보전된다. 득표율 15%를 넘기면 모든 비용을 돌려받는다. 현재 국회에는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이 발의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선거 공보물뿐 아니라 의정활동보고서 등을 만들 때 녹색제품을 쓰도록 하는 내용이다.

선거 때 사용되는 종이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 가구수는 2017년 1월 약 2131만 가구에서 올 1월 약 2350만 가구로 10.3% 늘었다. 가구별로 공보물이 발송되기 때문에 종이 사용량도 그만큼 늘어난다. 특히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는 광역자치단체장부터 교육감까지 선거구별로 7명을 뽑는 선거라 대선보다 종이가 더 많이 사용된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쓰인 종이는 1만3820t으로 19대 대선(약 5000t)의 2.7배가 넘었다.

2020년 기준 정부 및 공공기관의 종이류 녹색제품 구매비율은 43.7%였다. 전문가들은 이 비율을 더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미화 자원순환연대 이사장은 “정당의 녹색제품 사용을 의무화하고, 의무 구매 비율을 못 지켰을 때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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