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한다는데…‘자가격리 5일’ 우리도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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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2월 29일 14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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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무증상 감염자 및 밀접 접촉자의 격리기간을 10일에서 5일로 단축한 가운데, 우리 방역당국도 자가격리 기간을 앞당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자가격리 기간을 5일로 단축하는 것은 아직까지 다소 근거가 부족하다며, 당장 시행하기에는 조심스럽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반면 방역 전문가들은 자가격리를 시행하면 확산세가 다시 커질 것이라고 우려하면서도, 사회·경제적 상황을 고려해보면 자가격리 단축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조언했다.

◇전문가들 “자가격리 단축은 수순…7일부터 바이러스 소실돼”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체 키트를 준비하고 있다. © News1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체 키트를 준비하고 있다. © News1
그렇다면 자가격리를 10일에서 5일로 단축하는 근거는 무엇일까. 현재까지 나온 연구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증상이 시작된 이틀 후부터 전염력이 생기며, 3~5일이 사이 가장 많은 바이러스가 몸에서 나오게 된다. 증상 시작 후 5일부터는 바이러스가 점점 소실되고, 전염력이 낮아지기 때문에 5일을 기준점으로 잡게 된 것이다.

앞서 미국 질병통제관리센터(CDC)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무증상의 경우 격리기간을 현행 10일에서 5일로 단축을 권고했다. 다만, 무증상이라도 마스크는 10일 착용을 요청했다.

증상이 발현된 지 7~9일에는 몸에서 바이러스가 대부분 소실되며, 10일이 지나면 자가격리를 해제해도 될 정도가 된다고 한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건강한 성인을 기준으로 했을 때이며, 회복력이 약한 면역저하자, 항암제 투여자 등은 몸에서 바이러스가 소실될 때 까지 더 오랜기간이 걸린다.

방역 전문가들은 자가격리 기간을 단축하게 되면 확산세가 커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사회적·경제적 측면을 고려하면 자가격리 기간을 5일로 단축하는 것이 맞다고 입을 모았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학 교수는 “자가격리 기간을 단축하면 확진자수, 위중증 환자 수가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라며 “미국에서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20만명을 돌파하며 확산세가 커져가고 있음에도 자가격리 기간을 5일로 단축한 이유는 ‘5일로 단축해도 안전하다’는 뜻이 아니라 경제활성화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팍스로비드, 백신 물량이 충분히 확보되면 격리기간을 줄여도 된다고 생각한다”며 “의료체계가 어느정도 감당이 가능할 때 자가격리 기간을 단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학 교수도 “어느정도 감염을 용인하고 사회 기능이 멈추지 않도록 하기 위한 불가피한 지침 변경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美CDC, 격리기간 10→5일 단축…당국 “시행하긴엔 근거 불충분”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줄서서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 News1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줄서서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 News1
CDC는 지난 27일(현지시간) 코로나 확진자 중 코로나 증상이 없는 경우 격리기간을 10일에서 5일로 단축한다고 밝혔다. 양성 판정을 받은 지 5일 뒤에 일상생활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 3차접종(부스터샷)을 받았거나 화이자·모더나 접종 6개월 이내, 얀센 백신 2개월 이내의 경우에는 격리기간을 따로 두지 않았다. 다만 두 경우 모두 10일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다만 CDC는 화이자 모더나 접종 6개월이 지나 부스터샷을 안 맞았거나 얀센 백신을 맞은 지 2개월이 지나 부스터샷을 안 맞은 경우, 백신 미접종자인 경우엔 5일간 격리하도록 했다. 5일 격리 후 증상이 없다면 5일 추가로 마스크 착용하고, 격리를 할 수 없는 여건이라면 10일간 마스크 착용하게 된다.

방역당국은 자가격리 기간을 5일로 단축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확진자 치료 격리기간과 밀접접촉자의 격리기간은 두 가지 개념이 있다. 아직 국내 상황을 미국과 맞추기에는 근거가 불충분하다”며 “국내에서도 델타, 오미크론 변이 등이 언제까지 전염력이 있는지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간이 얼마인지 결정할 것”이라며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현재 방역당국은 오미크론 확진자의 밀접접촉자 격리기간을 14일에서 10일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델타 변이 확진자는 증상이 없다면 자가격리 기간이 10일, 증상이 있으면 격리 10일 후 24시간 모니터링, 즉 11일 이후 격리하도록 돼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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