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수소 등 산학연계 생태계 만들어 지역발전 이끌어야”

진행=이종승 기자 , 정리=박성민 기자 , 사진 제공=전북대학교 입력 2021-08-26 03:00수정 2021-08-26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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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영 의원-이중희 교수 ‘지역발전과 거점국립대 역할’ 주제 대담 《지역에서 대학이 갖는 가치는 어느 때보다 크다. ‘수도권 일극(一極)’ 문제를 해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지역 거점 대학 육성이다. 대학은 청년 인구 유입, 신산업 육성, 일자리 창출 등 거의 모든 지역 현안과 연관돼 있다. 지방 소멸 위기 극복 방법으로도 거론된다. 다만 ‘대학은 성장동력’이라는 인식이 실천으로 이어지려면 대학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다. 실효성 있는 지원 정책도 뒷받침돼야 한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중희 전북대 나노융합공학과 교수는 13일 전북대에서 열린 ‘지역발전과 거점 국립대의 역할’ 대담에서 대학 육성이 지역 발전 선순환의 시작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그러기 위해선 대학 스스로의 혁신과 함께 광역자치단체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두 사람이 생각하는 전북과 전북대의 미래 비전은 무엇인가.

안호영 의원(더불어민주당)
1965년 전북 진안 출생, 연세대 법학과 졸업 / (현)제21대 국회의원(전북 완주-진안-무주-장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 / (전)제20대 더불어민주당 의원, 제35회 사법고시 합격,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전주전북지부 지부장
안 의원=침체된 전북 경제의 ‘게임체인저’가 될 큰 축은 신재생에너지 기반의 그린수소 산업과 국민연금공단을 중심으로 한 금융 산업이다. 농업과 바이오 분야도 성장 잠재력이 크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선 대학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역과 산업, 대학이 연계된 생태계를 만들어 지역 혁신 성장을 견인해야 한다.

이중희 교수(전북대 나노융합공학과)
1960년 전북 완주 출생, 전북대 졸업, 미네소타대 석사·박사 / (현)수소경제위원회 민간위원, 아헤스 대표이사,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 / (전)전북대 대학원장, 한국복합재료학회 학회장, 한국수소및신에너지학회 학회장
이 교수=대학이 중요하다는 말씀에 공감한다. 독일 드레스덴대, 미국 실리콘밸리 등을 봐도 결국 대학을 중심으로 지역이 살아났다. 전북에는 새만금이라는 기회의 땅이 있고, 수소 산업 등 미래 산업에 강점이 있다. 대학은 단순한 교육기관이 아니다. 신기술 개발과 생산이 함께 이뤄지는, 산업과 혼합된 캠퍼스를 조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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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은 녹록지 않다. 전북 인구는 올해 180만 명 이하로 줄어들었다. 인구 감소를 반전시킬 수 있을까.

안 의원=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이 있는 대구 달성군 사례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이 모이면서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군(郡) 단위에서 인구가 가장 많다. 전북도 수소 분야에서 연구성과를 내고 있는 전북대를 중심으로 ‘전주·완주 수소시범도시’를 만들었지만 다시 인구가 유입되고 경제가 살아나려면 산업 생태계까지 갖출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의 꾸준한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 교수=지자체 지원 방식도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출산지원금 1억 원을 줘 아이를 전북에서 낳게 해도 서울로 취업하면 지역 인구는 감소하거나 그대로다. 같은 1억 원도 다른 지역 인재들을 전북으로 끌어들이는 데 쓰는 게 효과적이다.

전북 혁신도시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국책연구기관이 들어와 있다. 이를 활용하는 전략도 중요해 보인다.

이 교수=연구기관의 상당수가 농업 관련이다. 대학원장 시절 전북대 농대와 이들 연구기관을 합치자고 건의한 적이 있다. 연구기관은 학생이 필요하고, 학생들에게 더 좋은 교육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아이디어에 그쳤지만 지역이 가진 인적, 물적 자원을 활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찾아야 한다.

안 의원=대학도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 모든 대학이 같은 과를 만들어 경쟁하는 것보단 거점 대학에 특성화 된 전공을 개설하고 다른 학교 학생들도 학점을 취득할 수 있게 하면 기회를 넓힐 수 있다.

그린뉴딜이 전북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안 의원=전북은 수소 생산부터 저장과 운송, 활용까지 완전한 생태계를 갖췄다. ‘그린 수소 수도’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한국이 선진국을 따라가는 추격 국가에서 글로벌 경제의 선도 국가가 된 것처럼 전북이 다른 지방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한국 경제를 이끄는 선도 지역으로 도약할 수 있다.

이 교수=전북대는 수소 에너지 분야에서 한국 최고일 뿐 아니라 세계적 수준의 연구 역량을 갖췄다. 현대차의 수소전기차인 넥쏘의 수소저장 용기도 전북대 실험실의 벤처기업에서 개발한 제품이다.

그린 수소는 기술력 확보가 쉽지 않고 비용 부담도 크다던데….

이 교수=그린 수소는 신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를 이용해 수소를 생산한다는 의미다. 100% 청량 수소다. 한국은 수소에너지 개발에 대한 국가적 관심은 높지만 아직 미국, 일본 등에 비해 투자가 부족하고 원천기술 확보 수준도 낮다. 전북대가 됐든지 한국에너지공과대와 같은 새로운 대학이든지 이 분야에 특성화된 대학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기술을 선도할 수 있다.

안 의원=국내에서 생산 기술과 설비를 못 만들면 해외에서 사 오는 수밖에 없다. 새만금에 그린수소 생산 클러스터를 추진할 예정인데, 근간이 되는 대학의 연구개발 과정에도 더 지원이 필요하다.

그린뉴딜의 중심지로서 새만금의 활용도 중요해 보인다.


이 교수=2030년부터 유럽은 탄소중립이 실현되지 않은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한국도 2050년 탄소중립을 국가 비전으로 채택했다. 기후 위기를 극복하려면 탄소중립은 더 미룰 수 없는 과제고 국제적으로 낙오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단순한 에너지 문제가 아니라 교통, 주거 등 삶의 모든 영역과 관련돼 있다. 새만금은 전북을 탄소중립도시로 이끄는 핵심이다.

안 의원=새만금에 수소 생산단지가 완성되면 전북이 2040년 탄소중립을 선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정부의 탄소중립 시간표보다도 10년 빠른 셈이다. 기업들도 새만금에 오면 탄소중립을 바탕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관세 부담을 덜고 수출할 수 있다. 강력한 기업 유인책인 셈이다. 쇠락한 자동차와 조선 산업을 대신할 지역의 일자리, 먹거리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지역 대학은 비상이다. 올해 입시에서 전북대를 제외한 모든 대학이 미달 사태를 겪었다.

안 의원=지역의 성장 동력 역할뿐 아니라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지방 대학이 살아야 한다. 모호한 법 규정부터 고쳐야 한다. 현행 지방대학 육성법에는 ‘지자체가 지방대학을 지원할 수 있다’고 돼 있는데 이를 광역지자체로만 해석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기초지자체는 대학과의 협력이나 지원에 소극적인 경향이 있다. 아울러 교육을 다지고 대학을 육성해 콘텐츠 성장의 핵심으로 삼아야 한다.

이 교수=
현재의 지방정부와 지방대학의 관계로는 전북의 쇠퇴를 막을 수 없다. 지방정부가 초중고 교육을 챙기듯이 대학교육에 대해서도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반대로 교육부는 대학 운영에 덜 관여하는게 맞다. 교육부가 원하는 방향으로 대학을 줄 세우기 하면서 대학을 더 힘들게 하는 측면이 있다.

최근 정부 사업 유치 등에서 전북대는 부진했다. 거점 국립대로서 전북대의 역할이 특히 중요한데….

이 교수=대학의 준비 부족만이 원인은 아니다. 정부 지원 사업 유치는 지자체와의 유기적인 협력도 중요하다. 대부분 정부와 지방정부가 예산을 같이 부담하는 매칭 펀드 형태인데 지자체가 대학을 지원할 의지가 없으면 사업 유치가 어렵다. 지자체와 대학이 하나가 돼 산업과 문화를 선도하는 대학으로 위상을 재정립해야 한다,

안 의원=지역을 살리기 위해서는 지역 대학을 살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전북도 차원에서 지역의 산업 인프라와 대학을 어떻게 연계시킬지 고민해야 한다. 전북을 금융 중심지로 만드는 데 전북대 연기금 학과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새만금을 중심으로 한 수소 산업 분야의 성장에 전북대가 핵심 역할을 하도록 지원이 필요하다.

진행=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정리=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사진 제공=전북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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