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소마다 구불구불 늘어선 줄…서울 보건시스템 마비 직전

이소정 기자 , 김윤이 기자 입력 2021-07-08 17:37수정 2021-07-08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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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긴 줄은 처음 봤어요. 정말 큰일이 난 줄 알았어요.”

대학 연구실 인턴으로 일하는 구모 씨(21)는 8일 버스로 출근하면서 서울 관악구청 앞에 수백 명이 줄지어 서있는 것을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 전날에도 구청 앞에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구불구불 줄을 서 있었다. 알고보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선별진료소를 찾은 구민들이었다. 구 씨는 “코로나19 확산이 얼마나 심각한지 실감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검사를 받고 싶은데 검사소 앞에 수백 명이 있어서 오히려 감염될까봐 망설여진다”고 했다.

8일 0시 기준 서울시내 신규 확진자는 전날보다 33명 줄어든 550명이다. 서울에서만 이틀 연속으로 하루 500명 넘는 확진자가 나오면서 서울시내 선별검사소마다 대규모 인파가 몰리고 있다. 군 복무 중인 진모 씨(25)는 백신 접종을 앞두고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휴가 중 선별검사소를 찾았다가 2시간 넘게 땡볕에서 기다려야 했다. 진 씨는 “집 근처 보건소에 100명 넘게 줄을 서 있어서 다른 검사소로 갔더니 거기엔 최소 300명 정도가 와 있었다. 오전 9시부터 2시간을 기다려서 겨우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코로나19 검사 시스템은 ‘마비’ 직전이다. 7일 하루 동안 서울에서만 약 7만6223명이 검사를 받았다. 지난해 초 코로나19 확산 이래 가장 많은 인원이다. 이날 강남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선 검사키트가 부족해 검사가 1시간 30분가량 중단되기도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통상 2일치 분량의 검사 키트를 비축하고 있으나 이날은 수요가 갑자기 폭증했다”며 “8일부터는 검사에 차질이 없도록 충분한 키트를 준비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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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보건소 당 임시 선별검사소를 1곳씩 추가로 설치해 현재 26곳에서 51곳으로 2배가량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현장에선 “인력이 부족하다”고 하소연한다. 서울시는 “서울시의사회, 간호사회 등과 협력해 인원을 추가 배치할 계획”이라며 “군, 경찰 등으로부터 인력지원을 받고, 기간제 근로자를 채용하는 것도 고려 중”이라고 했다.

확진자의 동선 등을 조사하는 역학조사관도 부족하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 소속 역학조사관은 현재 75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각 자치구의 역학조사관은 모두 93명이다. 3차 대유행 때인 지난해 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서 274명이 서울시와 각 자치구로 파견돼 역학조사를 지원했으나 현재 161명만 남은 상태다. 서울시는 중대본에 역학조사요원 300여 명을 추가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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