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송영길 ‘조국 사태’ 사과, 두 가지가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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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6월 3일 11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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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민주당 송영길 대표. 뉴스1, 페이스북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민주당 송영길 대표. 뉴스1, 페이스북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이른바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한 것에 대해 “사과를 하긴 했으나 찬찬히 뜯어보면 실제로는 사과해야 할 부분은 모조리 피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3일 신동아에 기고한 칼럼에서 “일단 사과의 ‘형식’은 갖추었다. 그 사과가 진정한 것이 되려면 두 가지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면서 이렇게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첫 번째 조건으로 “조국과 그의 가족이 한 일은 부덕을 넘어 불법이었다는 사실의 인정”을 꼽았다.

그러면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는 기소돼 15개 혐의 중 11개가 유죄로 인정됐다. 그의 재판은 아니지만, 판결문에는 남편인 조 전 장관의 유죄를 인정하는 구절도 들어 있다”면서 “그런데도 그는 여전히 모든 게 ‘적법’이고 ‘합법’이라 우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두 번째 조건으로 “그를 비호하기 위해 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수사를 방해하고, 허위와 날조와 공작으로 사태를 호도하고 국민을 기만해 온 사실의 인정”을 들었다.

진 전 교수는 “민주당은 진실을 원하는 국민들을 정신적으로 고문해 왔다”면서 “그런데 송 대표의 변을 아무리 살펴봐도 진정한 사과에 필요한 이 두 가지는 찾아볼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당대표가 국민소통.민심경청 프로젝트 대국민보고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안철민기자 acm08@donga.com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당대표가 국민소통.민심경청 프로젝트 대국민보고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안철민기자 acm08@donga.com
진 전 교수는 “결국 하나마나한 사과를 한 것”이라며 “그 사과의 변조차도 자세히 뜯어보면 조국의 잘못을 지적하기보다는 여전히 그의 불법을 ‘적법’ 혹은 ‘합법’으로 호도하는 식으로 그를 옹호하고 변명하는 내용”이라고 혹평했다.

그 예로 “법원은 이미 조국 일가가 한 행위의 불법성을 인정했는데, 송 대표는 그것을 ‘별개’의 문제로 처리한다”면서 “진정한 반성의 첫째 조건을 아예 무시해 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의 속내는 다른 데에 있다”면서 “조국 일가의 행위가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얘기”라고 분석했다.

진 전 교수는 “이는 청문회 국면에서부터 조 전 장관이 내내 취하고 있는 스탠스”라며 “자신과 가족은 그저 부도덕했을 뿐 불법을 저지른 적 없는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검찰이 대통령을 공격하려고 자신과 가족을 ‘도륙질’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결국 당 대표의 사과가 정확히 조국이 쳐준 가이드라인에 얌전히 머물러 있다는 얘기”라며 “당연히 조국은 그 ‘사과’를 외려 반길 수밖에”라고 해석했다.

진 전 교수는 송 대표가 윤 전 총장을 언급한 것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검찰 탓도 빠지지 않는다”라며 “조국 수사를 가혹한 ‘인권침해’라 부르며 그 관행을 없애려고 ‘검찰개혁’을 한다는 이들이 윤석열 장모에게 ‘인권침해’를 하라고 강요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송 대표의 사과 아닌 사과로 조국의 ‘파렴치함’은 공식적으로 민주당의 ‘뻔뻔함’이 되었다”면서 “입으로는 사과하고 반성한다고 하나, 실제론 이제까지 해온 짓을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는 것”이라고 혹평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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