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이렇게 찌면”…때이른 무더위 짜증에 곳곳 ‘턱스크’ ‘노마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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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5월 13일 15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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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낮 최고기온이 30도까지 올라가며 초여름 더위를 기록한 13일 오후 서울 청계천에서 시민들이 그늘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다. 기상청은 내일 더위가 더 심해졌다가 주말에 비가 내리며 더위를 식혀줄 것으로 예보했다. 2021.5.13/뉴스1 © News1
전국적으로 낮 최고기온이 30도까지 올라가며 초여름 더위를 기록한 13일 오후 서울 청계천에서 시민들이 그늘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다. 기상청은 내일 더위가 더 심해졌다가 주말에 비가 내리며 더위를 식혀줄 것으로 예보했다. 2021.5.13/뉴스1 © News1
“벌써 이리 더우니 올여름 어떻게 날까.”

서울 낮 최고기온이 29.6도까지 치솟은 13일 오후 도심에는 더위를 식히러 나온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반팔이나 반바지 차림의 시민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고, 간혹 민소매 차림도 눈에 띄었다.

부채질이 필요할 정도의 날씨에 카페와 버스는 에어컨 가동을 시작했고, 쇼핑몰과 백화점은 도심 피서객들로 북적거렸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전국 곳곳의 기온이 30도 가까이 치솟았고, 서울의 낮 기온은 29.6도로 올해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역대 5월13일 기온으로는 두번째로 높았다.

이날 낮 12시 무렵 서울 종로구 청계천에는 더위를 식히러 나온 시민들로 크게 북적거렸다. 특히 직장인들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잠시 산책을 나와 신발을 벗고 물에 발을 담근 채 더위를 식혔다.

종각역 인근 도심 내에도 건물 사이사이 그늘을 찾아 자리잡고 쉬는 직장인이 많았다. 직장인 조모씨(31·남) “올 봄에는 다른 해보다 쌀쌀했던 것 같은데, 이번주부터 급격히 더워져 적응이 안된다. 다가오는 여름이 두렵다”고 말했다.

종로구 거주 김모씨(71·남)는 “5월인데 벌써부터 이러면 올해 여름은 5개월이나 될 것 같다. 건강 때문에 집에 에어컨을 일부러 설치를 안해뒀는데, 기사를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다. 힘든 한해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종로 5가에 있는 약국에 가기 위해 나왔다는 손모씨(56.여)는 “무릎도 안 좋은 데다 밖은 찜통이라 돌아다닐 수가 없어 시원한 냉방기 바람이 나오는 은행에 들어가 잠깐 쉬려고 한다”며 “밖에 나가기가 무서울 정도로 덥다”며 혀를 내둘렀다.

같은 시각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서 택배를 배송 중이던 김모씨(40·남)는 “무지 덥네요. 아직 더워서 힘들 정도는 아니지만, 5월에 이 정도라니…”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더워진 날씨에 맞게 김씨는 반팔 티셔츠 차림이었다.

인근 식당에서 만난 음식배달 노동자 양모씨(50대·남)도 “그늘이 시원해 아직 그 정도는 아니지만 내일은 더 덥다던데 걱정”이라며 “이 일은 여름철 더울 때 정말 힘들다. 코로나19라 마스크도 써야 하는데…”라고 한숨을 쉬었다.

전국적으로 낮 최고기온이 30도까지 올라가며 초여름 더위를 기록한 13일 오후 서울 청계천에서 시민들이 더위를 피하고 있다.  2021.5.13/뉴스1 © News1
전국적으로 낮 최고기온이 30도까지 올라가며 초여름 더위를 기록한 13일 오후 서울 청계천에서 시민들이 더위를 피하고 있다. 2021.5.13/뉴스1 © News1
일부 시민들은 햇빛을 가리기 위한 선글라스나 양산을 쓰고 있었고, 심지어 민소매를 입은 경우도 있었다.

원피스 차림의 박모씨(30·여)는 “일기예보를 보고 더울 것 같아 반팔을 입고 나왔는데 잘한 것 같다”며 “벌써부터 이렇게 더운데 여름철 폭염이 걱정된다. 에어컨 필터를 교체해야 하나”고 말했다.

더운 날씨에 찬 음식을 찾는 사람도 많았다. 이날 서울대입구역의 한 카페 사장 박모씨(30대·여)는 “오늘은 평소보다 아이스음료가 10% 정도 더 많이 팔렸다”고 말했다. 관악구청 인근 편의점 직원 윤모씨(50대·남)도 “아직 아이스크림을 찾는 손님들은 없는데 확실히 아이스음료를 사가는 손님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다만 우려되는 모습도 있었다. 이날 전국에서는 715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지난달 28일(769명) 이후 보름 만에 가장 많은 규모다.

하지만 급격히 더워진 탓인지 ‘턱스크’ ‘노마스크’족이 간간히 보였다. 더워서 그런지 본인이 턱스크한 상태인걸 모르는 눈치였다. 일부 식당·카페에서는 이용객 절반 이상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카페 안에는 에어컨을 틀기 시작했다. 주요 프렌차이즈 카페 내에는 사람들로 자리가 꽉찼지만, 환기를 위해 문을 열고 에어컨을 틀고 있는 카페는 찾기 힘들었다.

때 이른 무더위에 여름철 마스크 착용을 걱정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직장인 김모씨(28·남)는 “KF 마스크가 익숙해져서 작년 가을에 300개 사둔 덴탈마스크를 먼지가 낄 정도로 사용하지 않았는데, 점점 다시 찾게 될 것 같다”며 “이번 여름이 마스크와 함께하는 마지막 해이길 빈다”고 했다.

시민 정모씨(39)는 “마스크를 착해야 하지만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너무 답답해 썼다 벗었다를 반복하고 있다”며 “코로나19가 완전 종식이 안 됐는데 이런 날씨에 계속 (마스크를) 쓸 수 있으려나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번 더위는 주말까지 이어진다. 특히 14일은 내륙지방을 중심으로 기온이 30도 이상 오르는 곳이 많아 13일보다 더 더울 것으로 보인다. 14일 서울 낮 최고기온은 30도, 대전·춘천 31도로 예보됐다.

이후 일요일인 16일 전국에 비가 내리면서 초여름 날씨가 주춤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주에는 구름이 많고 흐린 가운데 곳곳에 비소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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