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송악산 문화재 되나…원희룡 “환경훼손 논란 마침표”

  • 뉴시스
  • 입력 2020년 11월 2일 10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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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청정제주 실천조치 1호 발표
관련 조사용역 내년 1월 시작 추진

원희룡 제주지사가 2일 “송악산 뉴오션타운 개발사업을 둘러싸고 환경 훼손 등 논란이 제기돼 왔다”며 “이런 논란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 송악산을 문화재로 지정하겠다”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날 오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25일 미래 세대를 위한 약속인 ‘청정제주 송악선언’을 통해 자연환경을 해치는 개발에 대해 엄격하게 금지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이 선언의 첫 번째 조치로 송악산 일대를 개발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1995년에 지정·고시된 송악산 유원지 도시계획시설사업 실시계획 인가 시한이 오는 2022년 8월1일로 만료된다”며 “이 시점에 앞서 송악산 일대 문화재 지정은 청정제주를 지키기 위한 선제적이고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고 설명했다.

도는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문화재 기초조사를 위한 ‘송악산 문화재 지정 가치 조사용역’을 내년 1월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용역이 완료되는 내년 10월 제주도 문화재위원회 검토를 거쳐 같은 해 12월 문화재청에 문화재 지정을 신청할 방침이다.

문화재청 현지조사와 문화재위원회 심의 등을 통과할 경우 문화재로 지정되며, 도는 문화재 지정 공고 시기를 2022년 4월로 예상하고 있다.

원 지사는 “송악산이 문화재로 지정되면 문화재 구역과 보호구역에 속하는 토지는 국비를 지원받아 매입할 수 있다”며 “그 외의 토지의 경우 지방비를 투입해 매입하겠다”고 말했다.

송악산 일대는 아름다운 자연경관뿐만 아니라 ‘세계 화산학 교과서’로 불릴 만큼 역사·문화적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인근에 국가등록문화재인 섯알오름 일제 동굴진지(제310호), 모슬포 알뜨르비행장 일제 고사포진지(제316호), 송악산 외륜 일제 동굴진지(제317호)와 국가지정문화재인 연산호 군락(천연기념물 제442호) 등이 있다.

도는 송악산이 문화재로 지정될 경우 문화재 구역에서 반경 500m까지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으로 지정돼 개발이 엄격하게 제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 지사는 “(뉴오션타운 개발) 사업자는 사업상 손해를 이유로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며 “그러나 도민과 국민들에게 청정제주의 자연경관을 되돌려드리기 위해서라면 소송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개발사업들도 구체적인 이행 방안이 마련되는 대로 순차적으로 공식 발표하겠다”며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도민과 국민에게 약속한 ‘청정제주 송악선언’을 반드시 실천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원지로 지정된 송악산 일대는 외국 자본이 2013년부터 부지 매입을 시작해 19만1950㎡을 뉴오션타운 개발사업 부지로 확보했다.

2013년부터 환경영향평가를 시작한 송악산 뉴오션타운 개발사업은 경관 사유화와 환경 훼손, 문화재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등 여러 우려와 논란이 제기돼 왔다.

[제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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