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방범창 뜯고 피조사자 도주…광산경찰 허술한 보안 도마 위

  • 뉴시스
  • 입력 2020년 10월 26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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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불법체류자 조사 도중 화장실서 달아나
통합수사당직실 도주 원천 차단 운영취지 무색

광주 광산경찰서 통합수사당직실에서 한 외국인 남성이 조사를 받던 중 달아났다가 3시간 만에 붙잡혔다.

범죄 혐의를 받는 사람의 도주를 방지하기 위해 만든 통합수사당직실에서 도주 사건이 발생해 허술한 보안 실태가 도마에 올랐다.

26일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전 7시26분께 청사 본관 1층 통합수사당직실(이하 당직실)에서 재물손괴 혐의로 조사를 받던 러시아 국적 불법체류자 A(29)씨가 달아났다.

볼일을 보던 A씨는 당직실 내 화장실의 방범창 창문을 뜯고 도망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4분 뒤 도주 사실을 확인했다. A씨의 동선을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파악, 광산구 한 빈집에 숨어있는 A씨를 3시간 만에 붙잡았다.

경찰은 인권 보호 차원에서 A씨가 차고 있던 수갑을 풀어준 뒤 화장실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체포된 용의자의 호송·조사 동선을 단일화(호송 차고지 연계)해 도주를 원천 차단한다’는 당직실의 설립·운영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다.

수갑을 풀어준 뒤 감시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데도 A씨가 손쉽게 도주해 경찰이 안일하게 대응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일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들어갔던 칸의 창문만 제대로 보완이 안 돼 있는 상태였다. 정확한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모텔에서 여자친구와 싸우던 중 객실 내부에 음료 등을 뿌려 재물을 손괴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출입국사무소로 인계됐다.

한편 당직실은 ‘수사부서 사무환경 개선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18년 만들어졌다. 이를 통해 수사·형사·교통과 등 개별 사무공간에서 일하던 당직자들의 조사 업무를 한 곳에 집중, 피조사자의 인권을 보호하고 피의자의 도주를 방지하고자 했다.

[광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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