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검사, “진정한 檢개혁 위해 정치인 법무장관 안돼” 秋직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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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0월 21일 14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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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부장검사가 진정한 검찰개혁을 위해서는 앞으로 현역 정치인이 법무장관으로 임명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대검찰청 감찰과장을 지낸 정희도 청주지검 부장검사는 21일 오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총장님을 응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같이 밝혔다.

정 부장검사는 “2001년 사법연수원 시절 어느 검찰교수님이 ‘이제 검찰은 더 이상 추락할 곳이 없다, 이제부터 검찰은 명예를 되찾을 것이다’라는 취지의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며 “교수님의 말씀과 달리 검찰은 계속 추락했던 거 같다”고 기억했다.

그는 “국민들의 여러 비난 중 저를 가장 힘들게 한 것은 정권(인사권자)과 검찰의 관계였다”면서 “‘정권의 시녀, 정권의 충견’이라는 비난이 그 무엇보다 수치스러웠다”고 했다.

정 부장검사는 “2013년 총장님은 소위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팀장을 담당해 수사를 진행하셨고, 일선 청에 근무하면서 언론으로 그 수사소식들을 접하며 검사로서 가슴이 뜨거워지는 걸 느꼈다”며 “당시 저를 비롯한 대다수의 검찰구성원들이 당시 검찰총장, 그리고 수사팀장이던 윤석열 검사를 응원했지만, 얼마 지나지않아 결국 당시 총장은 사퇴했고 총장님은 수년간 지방을 전전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 부장검사는 이로인해 검찰이 ‘정권의 시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과 기대감이 한순간 부서져버렸고, 이후 많은 검사들이 ‘인사권자에 대한 공포’를 가지게 된 거 같다고 말했다.

정 부장검사는 “2019년 총장님은 현 정권의 실세인 조국(전 법무부장관)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그 이후 현 집권세력들로부터 계속해 공격을 받고있다”며 “그런 총장님을 보면서 다시 한번 2013년을 떠올리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10월19일 현 법무부장관은 또 다시 납득하기 어려운 2차 수사지휘권을 발동했고, 총장님은 그 지휘를 수용했다”며 “법무부의 18일 라임사건 관련 발표문을 보고 곧이어 2차 수사지휘권 행사가 있을 것 같다는 예상은 했다”고 밝혔다.

그는 “3일 만에 소위 ‘검찰총장이 사건을 뭉갰다’는 의혹을 확인하시는 대단한 ‘궁예의 관심법’ 수준의 감찰능력에 놀랐고, 이후 전 서울남부검사장이 그러한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분명히 밝혔음에도 또 다시 2차 수사지휘권이 행사되는 것을 보고 또 놀랐다”고 비판했다.

정 부장검사는 “법무부장관님의 의도는 모르겠으나, 그러한 수사지휘권의 행사는 결국 총장님을 공격해 또 다시 총장직 사퇴라는 결과를 의도하는 정치적인 행위로 의심받을 수 있는 일”이라면서 “진정한 검찰개혁을 위하여는 앞으로는 현역 정치인이 법무부장관에 임명되는 일이 없어야 하겠다는 개인적인 바램을 가지게 됐다”고 강조했다.

정 부장검사는 윤 총장의 수사지휘권 수용에 대해 ‘검찰총장의 자리를 유지하면서 최소한의 검찰의 정치적중립이라도 지켜내겠다는 고심의 결과라고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법이 정하고 있는 ‘검찰사무의 총괄자’는 검찰총장이고, 대다수의 검찰구성원 역시 법무부장관이나 실세 간부들이 아닌 총장님을 ‘검찰사무의 총괄자’로 믿고 따르고 있다”면서 “총장님이 법에 규정된 임기를 지켜내면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최대한 지키실 수 있도록 항상 응원하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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