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형, 1단계가 왜이래”…하루 3만원벌이 노래방 주인 절규

  • 뉴스1
  • 입력 2020년 10월 21일 09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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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서울 강북구에 위치한 한 PC방 내부.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조정에도 PC내부 대부분이 비어있는 모습이다. 2020.10.20 © 뉴스1
20일 오후 서울 강북구에 위치한 한 PC방 내부.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조정에도 PC내부 대부분이 비어있는 모습이다. 2020.10.20 © 뉴스1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조정 효과? 강남 등 일부지역 이야기입니다. 외곽지역은 효과 ‘0’입니다.”

서울 강북구의 한 노래방 주인은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해소할 것으로 예상됐던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조정’에 대한 실망이 큰 모습이었다.

20일 오후 서울 강북구청 앞에 위치한 A노래방에서는 주인 김모씨와 종업원 김모씨 등이 카운터를 지키고 있었다. 기자가 찾아가자 손님으로 생각하고 환대했던 이들은 현장 목소리를 들어왔다는 설명에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주인 김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조정에 따른 효과는 “전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지난 주말도 그렇고, 아무 손님도 없다. 24시간 영업을 하는데, 오늘도 새벽 7시부터 지금(오후 3시)까지 3만원 벌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종업원 김씨 역시 1단계 조정을 두고 “효과가 없다”며 “언론보도를 보면 강남 등 일부지역은 숨통이 트인다고 하는데, 강남만 그럴 것이다. 강남을 제외한 지역은 효과가 단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장 김씨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은 절반 이상 줄었다. 영업정지 기간에는 줄어든 매출마저 포기했다. 반면, 임대료 등 고정비용은 변함없이 지출돼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김씨는 설명했다.

두 사람은 “연말까지 가봐야 알겠지만, 지금 분위기로는 영업이 정상화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으며, 상황이 나아질 것이란 기대조차 접은 모습이었다.

정부를 향해서는 불만을 토로했다. 사장 김씨는 “8월19일부터 10월11일까지 영업을 못했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업종이 노래방인데, 별도의 대책 하나 없다”고 말했다.

사장 김씨는 노래방 종사자는 4대 보험이 되지 않아 정부지원에서 제외됐다고 주장했다. 종업원들은 영업정지 기간, 생계를 위해 배달 등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카드빚을 내야 했다.

종업원 김씨는 실제 배달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는 “가정을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 급해서 일을 하긴 했지만 정상적인 수입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사장 김씨는 “주변에서 가게 문을 닫으라고 하지만 생활터전을 하루아침에 버릴 수 있겠느냐”며 “죽지 못해 문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노래방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왔다. B노래방의 종업원 장모씨는 “1단계 조정 이후 매출 변화가 없다. 코로나19로 인해 줄어든 매출은 전혀 회복되지 않았다”며 “주말 장사 역시 코로나 전과 비슷했다. 1단계 조정 효과가 있다고는 하는데, 직접 체감한 것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 노래방 역시 24시간 운영하는 곳으로, 이날 오후 2팀이 노래방을 이용하고 있었다.

PC방도 상황은 비슷했다. 인근 PC방 사장 박모씨는 “1단계 조정 이후 매출회복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 PC방은 지난 2월 코로나 사태 발생 직전 문을 열었다. 컴퓨터 약 400대 규모의 이곳은 영업시작 초기, 주말이면 손님의 거의 다 들어찼고, 주중에도 200명 이상의 손님이 찾아왔다고 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출이 반토막으로 줄었으며,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 따라 영업이 정지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2단계로 조정한 후에는 다행히 영업을 시작했지만, 매출은 기존의 절반수준이었고, 최근 1단계 조정 이후에도 더 나아지지 않았다고 박씨는 설명했다. 다행히 본사에서 임대료 등을 지원해 영업정지 기간을 버틸 수 있었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향후 운영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박씨는 “코로나19로 인해 주변 PC방 3~4곳이 문을 닫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부, 본사 등 지원이 없으면 자영업자가 사실상 살아남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근의 또 다른 PC방에서 만난 종업원 김모씨는 “손님은 조금씩 있지만, 크게 늘어난 것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대신 “영업정지 등으로 인해 아르바이트를 쉬었다. 매출이 정상화돼야 마음 편히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PC방 영업이 어려워지면 우리 같은 종사자도 힘들다. 하루빨리 코로나19 사태가 정상화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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