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옥중서신 “우리가 나훈아만도 못해서 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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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0월 9일 15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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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취소로 재수감되는 전광훈 목사가 지난 9월7일 오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인근 자택에서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보석 취소로 재수감되는 전광훈 목사가 지난 9월7일 오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인근 자택에서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한글날인 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파 우려로 일부 보수단체의 시위가 전면 금지된 가운데,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우리가 나훈아만도 못해서야 되겠느냐”며 집단 행동을 시사했다.

8·15 변호인단과 기독자유통일당 등 보수단체는 이날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 목사의 옥중서신을 대독했다. 전 목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지난 2월24일 구속된 뒤 4월20일 보석됐다가 지난달 7일 서울 구치소에 재수용된 상태다.

전 목사는 서신을 통해 “어찌하다가 목사들이 대중가요를 이끌어 온 나훈아 만큼도 못한 처지가 되었나”라며 “지금 선지자적 사명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주사파로 가선 안 되는 것에 대해 분노로 일어섰고, 그 표현으로 지난 1년동안 광화문광장에 모여 기도를 해 왔다”며 “주사파와 사회주의는 한국교회가 함께 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저는 영적으로 굉장히 민감한 상태에 와 있다. 구치소에만 들어오면 할 수 있는 것이 성경묵상과 기도 밖에 없기 때문에 영적으로 하나님과 아주 가까이 와 있다”고 했다.

전 목사는 한국 내 별도 집단거주지역을 조성하는 방안도 거론했다. 다만 가능성이 떨어진다며 ‘영적 싸움’을 벌여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제주도로 집단이주해 복음주의자들이 사는 특별자치도로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고 인천 옆 대부도를 특별자치구로 개발해 미국 아마시 공동체 같은 특별구역을 시도할 수 있다”면서도 “대한민국 전체가 다 종복화 되는 상황에선 이것까지도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복음주의자들이 영적 싸움을 벌이며 민족을 구원하고 북한 동포를 해방시키는 길 외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사랑제일교회 측 변호인단인 강연재 변호사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기독자유통일당과 8·15 변호인단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담임목사의 옥중 입장문을 대독하고 있다. 뉴스1
사랑제일교회 측 변호인단인 강연재 변호사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기독자유통일당과 8·15 변호인단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담임목사의 옥중 입장문을 대독하고 있다. 뉴스1
전 목사는 집단행동을 촉구하는 발언도 이어나갔다.

그는 “이제 우리가 선배들을 본받아 민족을 복음으로 깨우치는데 순교의 정신으로 달려가야 할 것”이라며 “철저한 복음주의 동역자 여러분들이 순교 정신으로 일어나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어 “의사 선생님들은 똘똘 뭉쳐 집단으로 대처하니 당장 정부가 굴복하는 것을 보지 않았나”라며 “목사들이 의사 선생들만 못한가”라고 강조했다.

한편 전광훈 측 관계자인 고영일 변호사는 현장에서 집회를 차단하고 있는 경찰을 향해 “여기 나와 있는 경찰들은 1m 사회적 거리두기를 안 하고 있다. 이들은 왜 고발 안 하냐”라고 비판했다.

이어 “여기 올 때 다들 지하철 타고 오지 않았냐, 지하철에서 왜 사회적 거리두기 안 하냐”면서 “지하철에서 거리두기를 시행할 때까지 직무유기죄로 서울시장 직무대행을 고발조치 하겠다”고 말했다.

또 광화문 방향으로의 이동을 경찰이 막자 “경찰 책임자 나오라”면서 “감염병 예방법을 경찰이 위반하고 있다”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jhji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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