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경상대 등 17개 대학 참여
온라인 플랫폼서 공통교양 이수하고 각 대학서 동일대학처럼 학점 취득
인증 받으면 대기업-공공기관 취업
김경수 경남도지사(왼쪽에서 두 번째)가 권순기 경상대 총장(왼쪽), 이은진 ‘경남지역혁신플랫폼’ 총괄책임자(오른쪽)와 함께 최근 경남도가 교육부에서 공모한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사업’에 선정된 경위와 경남 공유대학인 USG를 설명하며 밝게 웃고 있다. 경남도 제공
내년 하반기부터 경남지역 국공립대학과 사립대학 간의 장벽이 사라진다. 각 대학에 개설된 학사과정을 동일 대학처럼 수강하고 학점도 딴다. 일정 절차를 거쳐 역량 인증을 받은 학생은 대기업과 공공기관 취업이 쉬워진다. ‘우수 인재가 모여 공부하고 취업해 뿌리내리며 살아가는 도시’. 경남도가 꿈꾸는 ‘교육인재특별도’ ‘청년특별도’의 미래상이다.
이 같은 방안은 경남 공유대학으로 불리는 USG(University System of Gyeongnam)라는 모델을 통해 구현된다. 경남도는 교육부가 공모한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사업에 경남지역혁신플랫폼(인재양성)이라는 이름으로 응모해 최근 선정됐다.
USG에는 총괄대학이자 경남의 거점국립대인 경상대, 중심대학인 창원대와 경남대 등 17개 대학이 참여한다. 경남이 강점을 가진 스마트 제조 엔지니어링(창원대), 스마트 제조 정보통신기술(ICT·경남대), 스마트 공동체(경상대) 등 3대 핵심 분야에서 USG를 운영한다.
1, 2학년은 필수과목을 총괄대학 공통교양 온라인 플랫폼에서 이수하고 3, 4학년 전공은 핵심 분야별로 중심대학에서 공부한다. 학생들은 선도 기업을 찾아 현장실습을 하는 등 연계 프로그램도 누리게 된다.
USG 학생은 대학의 경우 2학년 말, 전문대는 1학년 말에 선발한다. 선수과목 이수 등 조건을 갖춘 학생이 대상이다. 이들에겐 USG 패스카드와 교통, 숙박, 식비가 지원된다. 장학금 혜택도 많다. 학점 취득과 실습, 외국어 능력 검증 등을 모두 이수한 학생은 ‘USG 인증’을 받는다. 취업 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장치다.
이 사업에는 LG전자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센트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11개를 포함해 다수 기업이 참여한다. 기업들은 USG 인증기준 설정, 연구과제와 프로그램 개발, 채용 준비 과정에 관여한다. 경남도교육청, 경남테크노파크, 한국전기연구원, 재료연구소 등 49개 지역혁신기관도 동참한다.
USG 준비를 주도해온 손정우 경상대 미래교육원장은 “USG는 국내 프로야구팀의 우수 선수를 선발해 국가대표팀을 만들고 이들을 훈련시켜 올림픽에 출전시키는 것과 유사한 모델이다. 대학의 모든 자원을 공유해 우수 인재를 기르는 새로운 고등교육 시스템”이라고 소개했다. 대기업 트랙이나 인턴십처럼 비슷한 제도는 있지만 USG는 독보적이라는 설명이다. 권순기 경상대 총장은 “국내 첫 시도가 성공하도록 총괄대학으로서 모든 자원을 공유하겠다. 이 모델의 특허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사업 1차 연도엔 국비와 지방비 등 448억 원이 투입된다. 플랫폼 조직 운영과 USG 모델 구축, 연구과제 발굴, 기업현장 교육 등에 쓰인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이 사업이 최소 5년 이상 지속돼야 정착 가능하다고 본다. 민기식 경남도 통합교육추진단장은 “청와대와 교육부, 기획재정부 등에 계속 국비 지원사업으로 추진해 달라고 건의했다. 전망은 밝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한 아이를 기르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대학을 포함한 지역의 역량들을 모아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기르고, 그 인재들이 다시 지역을 살찌우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겠다”고 약속했다. ‘굿바이 인(in) 서울’에 대한 의지의 표현이다. 김 지사는 또 “지방정부-지역대학-연구기관-기업 등 4자가 협력해 지역 인재를 양성하는 이 프로젝트는 교육부가 지방정부를 통해 시행하는 첫 교육 사업으로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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