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중학생에 흉기 휘두른 50대 구속영장

  • 뉴시스

석방했다 비난 여론에 뒤늦게 신청

울산 경찰이 지나가던 중학생을 불러 세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50대 남성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이 이 사건을 경미하다고 판단, 남성을 석방한 수사 방침에 대해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이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중부경찰서는 지난 17일 술에 취한 채 중학생을 상대로 흉기를 휘두른 A(52)씨에 대해 특수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전과가 없고 도주 우려가 없는 등 사안이 경미해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았다는 그전 입장과는 배치되는 것으로 여론이 악화되자 입장을 번복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사고 있다.

경찰은 “보강수사를 해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법원 실질심사는 21일로 예정돼 있어 결과는 같은 날 오후 늦게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가 휘두른 흉기를 칼집에서 완전히 빼서 범행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에서 가해자를 석방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가해자가 흉기를 휘둘러 상처를 입었고, 피해자가 중학생이라는 사회적 약자인 점 등을 고려한다면 경찰의 초기 판단이 부적절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가해자의 범행 동기와 관련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A씨는 경찰에 중학생이 타던 자전거 때문에 놀라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피해자 가족은 도로 맞은 편에 있었는데 말이 안된다고 반박했다.

또 사건 관련 경찰이 관할 의회 의원들을 먼저 찾아가 설명하는 등 불필요한 행보로 오해를 높인다는 지적이다.

경찰은 “크게 다쳤다거나 석방한 게 무죄라고 오해할까봐 그랬고, 수사중이며 사건이 종결된 것이 아니다는 점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려고 했다”고 해명했다.

앞서 울산 중구에 사는 B(12)군은 지난 14일 오후 9시30분께 반구동의 아파트를 지나가던 중 술에 취한 A(52)씨가 휘두른 흉기에 다쳤다.

사고 당시 A씨는 B군이 자전거를 타고 자기 앞을 지나가자 ”야, 인마 너 이리 와 봐“라며 불러세웠다. B군이 ”왜요“라고 하자 A씨는 욕을 하면서 ”어른이 말하는 게 우습게 보이나, 찔러 줄까“라며 위협했다.

겁에 질린 B군이 다시 ”왜 그러세요“라고 하자, A씨는 손에 쥐고 있던 비닐봉지에서 흉기를 꺼내 B군의 복부를 스치듯 찔렀다. 이어 B군의 머리에도 흉기를 휘두른 후 사라졌다.

이 사고로 B군은 머리와 배가 1~2㎝ 찢어져 병원에서 봉합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흉기에 종이 커버가 씌워져 있어 전치 3주의 부상에 그쳤다.

경찰은 3시간만에 자택에서 자고 있던 A씨를 긴급체포했다. 그러나 A씨는 유치장에 구금됐다가 체포 10시간여만인 지난 15일 오후 11시께 풀려나 논란이 일었다.

[울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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