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경로 최전선으로 꼽혔던 비말(침방울) 전파에 대한 논쟁이 지난 3월 말에 이어 다시 불거진 것이다.
해외 전문가들은 침방울이 아닌 공기 중 감염이 가능하다고 지적한 가운데 방역당국의 추가 규명에 따라 새로운 결과도 나올 수 있다.
7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 세계 32개국 과학자 239명은 세계보건기구(WHO)에 공개서한을 보내 코로나19의 공기 감염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들은 코로나19가 비말의 크기와 관계없이 공기를 통해 전염되고, 호흡할 때 사람들을 감염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에 보건당국은 “작은 침방울들이 좀 더 공기 중에 오래 떠다니다가 호흡기를 통해 감염될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라며 “좀 더 설명돼야 할 부분이 있다고 본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WHO뿐 아니라 방역당국은 그간 공기 중 전파 가능성이 침방울에 의한 감염의 일종으로 봤다.
실제 지난 3월 코로나19 최전선 대구에서 집단감염이 일어난 제이미주병원에서 공기 감염 가능성이 제기됐을 때도 그랬다.
당시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은 이 병원의 ‘외부로 나가는 환풍기’와 ‘창문’을 원인으로 꼽았다. 제이미주병원의 경우 환풍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창문을 열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방역당국 또한 당시 이런 이유와 함께 종사자와 환자 간 양성률이 다른 점을 들어 공기 전파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하지만 3개월여가 지난 지금의 분위기는 당시와는 사뭇 다르다. 대구에서처럼 일부 지역과 시설에 한정된 것이 아닌 전 세계 과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이고 계절 또한 에어컨, 선풍기 등 밀폐된 실내에서 냉방 장치를 많이 쓰는 때다.
공기 형태로 감염되는 것이 확인된다면 사회적으로 멀리 떨어진 환경에서도 마스크가 필요할 수 있는 등 보다 면밀한 방역도 요구된다. 그간 6개월간 진행돼 온 방역 시스템 전반의 수정도 불가피하다.
보건당국은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공기 전파에 대해 논의하기엔 아직 증거가 더 필요하고 과학자들이 주장하는 작은 침방울에 대해선 공기에 오래 떠다니지만 공기 전파와는 구분해야 한다는 것.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전날 오전 “만약 필요한 조치들이 객관적인 근거와 함께 제시되면 논의할 수 있다”면서도 “아직까지는 공기 전파에 대해 당국으로서는 공식적으로 확인할 만한 수준에서 추가적인 검토와 증거가 더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전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공기 전파에 대한 위험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현재의 마스크 착용, 기침 예절, 잦은 환기 등 행동수칙을 정확히 준수하는 것이 코로나19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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