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서 주운 핸드폰 43일간 서랍속에 둔 男 무죄, 왜?

박태근 기자 입력 2020-07-01 12:58수정 2020-07-01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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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에서 주운 휴대전화를 한 달이 넘게 갖고있다가 ‘절도’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이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박용근 판사)은 절도(예비적 죄명 점유이탈물횡령) 혐의로 기소된 A 씨(39)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8월 서울 서대문구의 한 지하철역 의자에 누군가 두고 간 휴대전화를 주워 집으로 가져갔다가 돌려주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국내 기업의 중국 현지 공장에서 일하는 A 씨는 사건 당일 새벽 귀국길에 치하철 역에서 휴대전화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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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는 습득한 휴대전화를 우체국에 맡기려 했으나 이른 아침이라 우체국이 문을 열지 않아 할 수 없이 자기 집으로 가져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으로 돌아가 휴대전화를 서랍에 넣고 잠든 A 씨는 다음날 친구를 만나려고 외출을 하면서 서랍 속 휴대전화의 존재를 잊어버렸다고 한다.

이후 6일 뒤 중국 공장으로 출근했다가 약 한 달 뒤 다시 귀국하면서 경찰관의 연락을 받게 됐다.

법원은 43일간 휴대전화를 보관하면서 피해자에게 돌려줄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인정하면서도 A 씨가 이를 자기 물건처럼 사용하거나 임의로 처분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주운 휴대전화를 사용했다고 볼 객관적 자료는 없고, 중국으로 가져가 쓰거나 처분할 수 있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추적을 피하기 위해 전화를 무시하거나 전원을 차단하는 등의 행위를 한 사실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지하철 역무원에게 휴대전화를 줘 반환하는 방법도 가능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이런 사정만으로는 불법적으로 물건을 취하려는 의사가 인정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사건 당시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봐도 휴대전화를 숨기지 않고 이동하는 등 불법영득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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