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에 ‘21년만의 노사정’ 첫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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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1999년 탈퇴후 처음 참여… 노동계 “고용 유지는 사회적 책임”
경영계 “직원 내보내고 싶지 않지만 부도 눈앞에 닥치면 버틸수 없어”
시각차 커 합의 도출은 미지수

20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대표자 회의’에서 참석자들이 대화하고 있다. 왼쪽에서 세 
번째부터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정세균 국무총리,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홍남기 경제부총리.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20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대표자 회의’에서 참석자들이 대화하고 있다. 왼쪽에서 세 번째부터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정세균 국무총리,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홍남기 경제부총리.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재벌 대기업들은 고용 유지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면 안 된다.”(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근로자를 떠나보내고 싶어 할 사람은 없지만 부도가 눈앞에 보이면 버틸 수가 없다.”(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사정 사회적 대화가 20일 첫발을 뗐다. 고용 유지라는 큰 틀에는 노동계와 경영계 모두 공감했지만 구체적인 해법에선 의견이 달랐다. 노동계는 해고 중단 등 사회 안전망 확대를 강력히 요구했으나 경영계는 임금 대타협과 정부 지원 확대에 방점을 뒀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국무총리공관에서 열린 노사정 대표자회의에서 “일자리 상황이 심각하니 최대한 빨리 뜻을 모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김명환 위원장, 박용만 회장, 김용기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이 참석했다.

양 노총이 사회적 대화에 함께 참여하는 건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민노총이 노사정위원회(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탈퇴한 이후 21년 만이다. 그만큼 고용 위기가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회의는 당초 예정된 시간을 40분 넘겨 2시간가량 이어졌다.

사회적 대화의 물꼬는 텄지만 실효성 있는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고용 위기 해법에 대한 노사 양측의 시각차가 커서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코로나19의 사회적 백신은 해고 없는 대한민국”이라며 취약계층 보호를 강조했다. 반면 경영계는 고용대란의 책임을 기업에 떠넘겨선 안 된다고 맞섰다. 손 회장은 “시장 수요가 사라진 현 상황에서 기업들이 막대한 고용 유지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고 했다.

향후 협상 테이블에 오를 안건도 합의가 녹록지 않다. 노동계는 20일 국회를 통과한 고용보험 확대 법안에서 추가로 특수고용직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경영계는 법인세 인하와 규제 완화가 숙원 과제다. 정부 관계자는 “대화 시한을 정하지 않았지만 다음 달 내년도 최저임금안 논의를 본격화하기 전에 합의안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성민 min@donga.com·김지현 기자
#노사정#코로나19#민노총#사회적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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