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노총 위기감… 강경노선 경쟁 가능성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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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노총 된 민노총]“민노총 2중대 되는것 아니냐”
내년 1월 차기 위원장 선거, 후보들 선명 투쟁노선 내세울듯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에 1노총 자리를 넘겨준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내부에서는 “민노총의 2중대가 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내년 1월 한국노총 지도부 선거에서 후보자들이 강경 노선을 고집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25일 노동계에 따르면 한국노총은 1노총이 역전됐다는 고용노동부 집계 결과를 미리 전달받고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23일 간부회의에서 이를 거론하며 “결과가 매우 아쉽다”고 밝혔다. 한국노총 내부에선 지도부가 조직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국노총의 한 관계자는 “민노총에선 비정규직 조직 사업을 오래전부터 해왔는데 한국노총은 그러질 않았다”며 “비정규직과 플랫폼 노동자가 늘어나는 현실에 얼마나 시의적절하게 대응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번 결과는 한국노총 차기 위원장 선거에서도 최대 화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선명성을 높이는 투쟁 노선이 조합원들에게 설득력을 얻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노총 위원장에 출사표를 낸 A 씨는 “1노총 자리를 빼앗긴 만큼 이번 선거에서는 어느 정도 강경한 목소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노총 관계자 B 씨는 “노조를 신규 조직하는 입장에선 민노총의 강경한 운동 방식이 유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사회적 대화를 중시하는 합리적인 노선이 차별화 전략이라는 시각도 있어 향후 한국노총의 노선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고용부도 파장을 우려해 극도의 보안 속에서 이번 집계를 진행했다. 고용부는 연구용역을 맡은 외부 전문가로부터 결과를 전달받고 한 달간 추가 검증을 거친 뒤 발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
#민노총#1노총#한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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