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졸피뎀 넣지 않았다”…A4 8쪽 분량 법정진술

  • 뉴시스
  • 입력 2019년 9월 30일 14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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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 30일 4차 공판

제주 ‘전 남편 살해사건’ 피의자 고유정(36·구속기소)이 “예기치 않은 사건이 발생해 악몽 속에서 살고 있는 참담한 심정”이라면서 “지난 5월25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마트 주차장에서 헤어지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며 처음으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30일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 정봉기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고유정 사건’ 4차 공판에서 고씨는 울먹이는 소리로 자신이 직접 작성한 A4용지 8쪽 분량의 의견서를 읽어 내려갔다.

고씨는 “차가운 창살 속에 갇혀 비참한 모습을 보며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며 “하지만 제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면 아무런 진실을 밝힐 수 없기 때문에 버텨내고 있다”고 말문을 뗐다.

그러면서 “그 사람을 위해 기도하며 아빠와 엄마 없이 살아가야 할 아이에게 정말 미안하다”며 “그때 참았어야 했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마트에서 구매한 물품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것들이며, 카레에 졸피뎀을 넣지 않았다”며 “현 남편이 제가 복용하던 졸피뎀을 버리고, 새것을 경찰에게 가져다가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교도소에서 뉴스를 보면 일상적으로 했던 행동들이 중계되는 게 너무 무섭다”며 “사실과 달리 과장, 추측인 부분이 아닌 제가 저지른 행동에 정당한 죄를 치르고 싶다”고 했다.

당초 재판부는 1차 공판 당시 고씨에게 모두진술 기회를 줬지만, 고씨가 이를 거부한 바 있다. 하지만 고씨는 지난 3차 공판 때 입장을 바꿔 자신의 의견을 말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재판부는 변호인이 작성한 의견서가 아닌 고씨가 수기로 직접 의견서를 작성해 온다면 모두진술을 할 기회를 주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4차 공판에서는 3차 공판 대검찰청 감정관 증인심문에 이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관에 대한 증인심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3차 공판에서 검찰은 대검찰청 감정관을 통해 이불에서 나온 혈흔에서 졸피뎀 검출을 확인했으며, 피해자의 혈흔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증거 조사에 따라 계획범죄 정황 유무가 드러날 것으로 예측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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