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영상문화산업단지 개발사업 재시동

부천시, GS건설 컨소시엄과 협상… 특수목적법인 10월경 설립 추진
할리우드 콘텐츠시티 2024년 조성, 영상-만화 등 영상산업 메카 도약

부천영상문화산업단지에 2024년 말까지 들어설 ‘할리우드 콘텐츠 시티’. EBS방송을 비롯해 소니픽처스, 컬럼비아픽처스, 마블익스피리언스 등을 유치해 전국 최대의 영상문화산업 메카를 만들려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GS건설 컨소시엄 제공

신세계백화점 유치 실패 등 우여곡절을 겪은 경기 부천시 상동 부천영상문화산업단지 개발사업이 다시 시동을 걸고 있다. 부천시는 “GS건설 컨소시엄을 부천영상문화산업단지 개발 우선협상자로 선정하고 본계약 체결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8일 밝혔다. 이 컨소시엄에는 GS건설을 비롯해 현대건설, 대림산업, 화이트코리아, 교보증권 등 국내외 7개사가 참여했다. 자본금 1300억 원 규모의 특수목적법인(SPC)을 10월경 설립할 예정이다.

이 컨소시엄은 시가 소유하고 있는 총 35만1916m² 규모의 부천영상문화산업단지를 사들인 뒤 영상문화산업 관련 기업을 중점 유치하는 ‘할리우드 콘텐츠 시티’를 2024년 말까지 조성하려 한다. 부천시에 제출한 개발계획안에 따르면 부천영상문화산업단지 1, 2구역에 주거와 사무실 용도를 포함한 복합시설, 문화방송시설, 기업혁신센터, 공원이 들어서게 된다.

문화방송시설과 오피스동에는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핵심 콘텐츠 개발업체를 중점 입주시킬 계획이다. GS건설 컨소시엄은 교육방송인 EBS가 운영할 어린이와 청소년 대상의 교육문화체험시설을 비롯해 국내 최대 멀티미디어 제작사인 쟈니브로스 등 국내외 30개 영상문화기업을 유치하려 한다.

특히 세계적인 영화, 만화, 엔터테인먼트 제작사인 소니픽처스, 컬럼비아픽처스, 마블익스피리언스 같은 미국 할리우드 콘텐츠업체와 입주 협의도 진행 중이다. 와우플래닛은 단지 내 최대 관광거점인 가칭 ‘더 할리우드 익스피리언스(THX)’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 기업체는 영화 ‘귀향’, 뮤지컬 ‘캣츠’와 ‘위키드’ 제작에 투자하는가 하면 세계적인 성악가 안드레아 보첼리의 월드투어를 기획했다. 또 2017년 부산에서 할리우드 영화 시리즈를 문화상품으로 기획한 ‘마블익스피리언스’를 선보였다.

소니픽처스는 단지에 입주한 이후 10년간 수억 달러의 영상콘텐츠 제작에 투자해 부천을 아시아 시장 진출의 거점으로 삼으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GS건설 컨소시엄 관계자는 “할리우드 기업체 중 주로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관련 콘텐츠를 개발하는 분야가 부천영상문화산업단지 내 할리우드 콘텐츠 시티에 들어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천시는 민간 투자가 이뤄지는 단지 입구의 한국만화박물관과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옆에 웹툰영상문화센터를 별도로 건립한다. 부천시 관계자는 “영화, 만화, 웹툰 관련 기관과 연구소, 교육기관, 기업체를 집적화해 국내 최대 영상문화산업단지로 자리 잡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단지 내에는 만화가, 예술인, 작가, 1인 크리에이터들의 업무공간을 무료로 지원하는 ‘콘텐츠랩’과 콘텐츠아카데미를 운영해 연간 200개가량의 일반 및 청년 창업이 이뤄지게 한다는 것이다.

장덕천 부천시장은 “부천에서는 매년 국제판타스틱영화제, 국제만화축제가 열리고 있는 만큼 실감형 콘텐츠 메카로 성장할 여건을 갖추고 있다”며 “영상문화산업단지 개발과 더불어 e스포츠전용경기장, 국립스토리텔링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