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희 대구교육감 “국제 바칼로레아프로그램, 창의융합교육에 큰 도움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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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희 대구교육감 취임 1년 인터뷰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8일 “교육 정책은 다음 세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며 “멀리 보고 한발 앞서 실험이 아닌 시험을 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어 “학생들 누구나 큰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교육 환경을 조성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8일 “교육 정책은 다음 세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며 “멀리 보고 한발 앞서 실험이 아닌 시험을 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어 “학생들 누구나 큰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교육 환경을 조성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밝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해 선거에서 홍보물 등에 정당 이력을 표시한 혐의(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되면서 취임 1년이 힘들었을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갔다. 2월 1심에서 당선 무효형인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았을 때만 해도 강 교육감의 업무 복귀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5월 항소심에서 벌금 80만 원을 선고받으면서 기사회생했다. 이례적 판결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강 교육감은 “재판 과정과 결과가 교육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고 제가 짊어질 책임과 걱정을 대구시민과 교육가족 여러분이 대신한 것에 대해 송구할 뿐”이라며 “다만 제가 개입한 정황과 지시한 증거가 없었기 때문에 치명적인 결과는 없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대구 교육 수장의 도덕성에 흠결이 생겼다는 비판이 있었다는 지적에 대해 강 교육감은 “처음 선거를 치르면서 오로지 대구 교육을 제대로 이끌어 갈 공약 준비에 집중한 나머지 생긴 일이었다. 그렇다고 선거 전반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책임을 피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고 말했다. 항소심에서 어떠한 이득을 보기 위한 고의나 의도는 없었다는 점이 소명됐다는 것이다.

마지막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각종 교육 정책과 사업의 추진력이 떨어졌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강 교육감은 위기를 기회로 삼았다. 1년간 능률과 효율 중심의 조직을 정비하고 공약 사업별 추진 계획도 최근 완성했다. 강 교육감은 “교육 공백은 최소화해야겠다는 다짐에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현장을 꼼꼼히 챙긴 성과”라고 설명했다.

대구시교육감 공약이행주민평가단은 최근 강 교육감의 공약 추진 실적이 ‘매우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그의 공약인 5대 전략과제와 36개 정책과제, 86개 실행과제 가운데 목표를 완료했거나 계속 추진 중인 사업이 41.7%였다. 당초 계획대로 정상 추진되는 사업은 57.1%였다. 순조롭게 추진 중인 공약 사업이 98.8%에 달했다.

교육 환경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미래 교실 리노베이션’과 다양한 교육 기능을 융·복합시킨 ‘상상제작소’는 대표적 성과 사업이다. 강 교육감은 “기업인과 장관, 국회의원 등을 두루 거치면서 평소 선공후사(先公後私)를 실천하는 습관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핵심 공약 가운데 하나인 국제 바칼로레아(IB)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한국어화 추진 발표는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스위스에 본부가 있는 비영리 교육재단인 국제바칼로레아기구(IBO)가 1968년 만든 IB 프로그램은 핵심 개념 이해 및 탐구학습 활동을 통해 자기 주도 성장을 추구한다. 지속적으로 탐구, 실행, 성찰을 하면서 학습자의 생각을 밖으로 꺼내는 수업이 가능하다.

강 교육감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정해진 답을 찾는 교육을 탈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창의력과 비판적 사고력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는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커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IB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미래를 살아갈 힘을 기르는 창의융합교육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은 조만간 IBO와 협약을 체결한다. IB 프로그램 교과 안내와 평가 및 연수 자료 등 107종을 한국어로 번역할 계획이다. IB 본부가 운영하는 전문가 양성 연수에 대구 중등교사 30명이 참가한다. 내년 2월까지 총 360시간의 실습과정을 진행한다. 이 과정을 이수한 교사들은 내년부터 IB 워크숍 리더로 활동한다. 향후 5년간 IB 전문가 250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사교육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강 교육감은 “오히려 교육 격차로 인해 생기는 사회적 구조 문제를 해소하는 모델이 될 것”이라며 “빠른 시간에 효과가 나타나지 않겠지만 다음 세대를 살아가는 학생들을 위해 반드시 가야 할 정도(正道)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학생 인권과 교권이 모두 존중받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는 강 교육감은 “모든 교육 정책의 최종 목표는 ‘아이들의 행복’이라는 절대 원칙을 지킨다면, 서로 충돌하는 두 개념의 훌륭한 합의점을 찾고 ‘교학상장(敎學相長·가르침과 배움은 서로를 키운다)’의 분위기를 확산시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강은희#대구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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