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원동 붕괴’ 사고전 단톡방 보니…“흔들린다” 걱정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8일 16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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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주 등 단톡방서 '건물 흔들린다' 논의
공사 현장에 현황 감시할 감리자도 부재
현장소장 주장했지만 공사관련 지식 부족

서울 잠원동에서 철거 작업 중 붕괴된 건물의 건축주 등이 사고 위험을 사전에 인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사고 건물 외벽이 무너지기 전 건물의 건축주와 철거업체 등 관련자들이 함께 있던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붕괴 징후를 논의한 정황이 발견됐다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사고 발생 전 “건물이 흔들린다”는 식의 이야기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경찰은 작업 현장에 철거 현황을 감시해야 할 감리자가 없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고 당시 현장에 있던 인부 4명을 조사한 결과, 현장 소장이라고 주장한 A씨가 사건 당일 처음 해당 직책으로 근무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를 실제 현장 소장이라고 볼 만큼 공사 현장에 대한 인식도 충분치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안전 규정과 관련한 책임자들이 제대로 나와 있었는지에 대해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사고는 지난 4일 서울 잠원동에서 철거 공사가 진행 중이던 건물 외벽이 무너지면서 일어났다. 이 건물은 지상 5층, 지하 1층 규모다.

무너진 외벽은 주변 도로에 있던 차량 3대를 덮쳐 4명의 사상자를 냈다. 차량 탑승객 3명은 구조됐으나 1명이 사망했다.

소방당국은 3대 중 매몰된 차량에서 사고 당일 오후 5시59분께 운전석에 있던 남성 A씨(31)를 구조했다. 30분 뒤 구조된 동승자 여성 B씨(29)는 끝내 사망했다. 구조된 남성은 의식이 있는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다.

이들 남녀는 예비 부부로, 함께 결혼반지를 찾으러 가는 길에 이같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사 현장에 있던 작업 인부 4명은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난 건물은 1996년 지어졌다. 리모델링을 위해 지난달 29일부터 철거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5일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경찰과 서초구청, 소방 관계자 등이 합동감식을 진행했고, 가설 지지대 또는 저층 기둥 손상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경찰은 피해자 조사를 마친 뒤 건축주와 철거업체 관계자, 인부, 서초구청 관계자 등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했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해당 건물과 관련해 받은 연락은 소음 문제와 돌이 튄다는 문제로 받은 민원이었다”면서 “철거 업체로부터 위험이 인지됐다는 신고를 받은 적은 없다”고 전했다.

이어 “업체로부터 감리자를 상주시키는 조건이 담긴 내용의 심의서를 받았고 행정상으로는 안전 규정에 위배되는 부분이 없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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