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밥 대신 빵 줘요?”…비정규직 파업에 대전 48개교 급식중단

  • 뉴스1
  • 입력 2019년 7월 3일 17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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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총파업에 들어간 3일 오후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어린이들이 빵과 에너지바 등으로 마련된 대체 급식을 받고 있다.  2019.7.3 /뉴스1 © News1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총파업에 들어간 3일 오후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어린이들이 빵과 에너지바 등으로 마련된 대체 급식을 받고 있다. 2019.7.3 /뉴스1 © News1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3일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급식이 중단된 대전지역 학생들은 점심을 빵이나 집에서 싸온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이날 대전의 한 초등학교. 점심시간 학생들은 교실에서 빵과 음료를 지급받아 끼니를 때웠다. 학교측이 아이들에게 상황을 설명했지만 저학년 학생들은 어리둥절해했다.

학교 선생님들도 아이들과 같은 대체식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학교는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황을 사전에 설명하고 필요하다면 도시락이나 간식을 지참해도 된다는 안내문을 보냈지만 이어지는 학부모의 민원 전화에 매달려야 했다.

또 다른 초등학교는 도시락을 지참하도록 해 아이들이 도시락을 하나씩 들고 등교하는 모습이 몇 년 전으로 되돌아간 풍경이었다. 이 학교도 도시락을 지참하지 못하는 학생에 대비해 빵과 우유를 준비했다.

대전의 한 중학교는 시험기간이지만 오후에도 정규 수업이 있어 역시 대체식으로 빵과 우유 등을 준비했다. 시험기간 점심을 제대로 먹지 못해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의 불만도 있었지만 이번 기회에 학교에서 묵묵히 일하면서도 제대로 대접받지 못한 비정규직 직원들에 대한 처우 개선이 이뤄지길 바라는 부모들도 있었다.

초등생 자녀를 둔 학부모 A씨는 “직장에 다니는 입장에서 아침부터 아이 도시락을 직접 챙겨주기가 부담스럽다”며 “사서 먹이기는 싫어 직접 싸줬다. 파업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내비쳤다.

다른 학부모 B씨는 “중학생인 아이가 시험기간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한다고 하니 걱정이 앞선다”며 “파업까지 해야 하는 노동자들의 심정도 이해하지만 학교에서 일하는 분들이라면 학생들을 가장 먼저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학부모 C씨는 “사람들이 왜 파업을 하는지에는 관심이 많이 없는 것 같다”며 “파업 기간은 임금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파업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귀 기울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대전지역에서 파업에 참여한 학교는 공립 266개교 중 총 109개교. 참여 인원은 전체 4372명 중 414명이다.

급식을 중단한 학교는 48개교로 전체 학교의 18%에 이른다. 이중 도시락 지참이 16개교, 빵, 우유 등 대체식 지급이 19개교, 기말고사, 학사일정 변경 등으로 급식을 미실시하는 학교가 13개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학비연대는 이날 서울에서 상경 투쟁을 벌인 뒤 4~5일 각 지역에서 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학교비정규직은 근속금 차별 철폐 및 전 직종 기본급의 6.24% 이상 인상, 정규직의 80%에 달하는 임금 인상으로 공정임금제 실현 등을 요구하고 있다.

(대전ㆍ충남=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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