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현대·기아자동차처럼 국내 본사에 소속된 공장이 아니고 외국계 기업에 소속된 하나의 자회사에 불과하다는 현실을 정확히 이해하고 인정하시길 당부드립니다. 부산공장의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지면 회사의 존립에도 치명적인 악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노사 협상 과정에서 노동조합의 파업이 길어지고 있는 르노삼성자동차의 이기인 제조본부장(부사장)이 최근 회사를 떠나며 직원들에게 남긴 손편지(사진)가 15일 화제가 됐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은 지난해 21만여 대의 차를 생산했고, 이 중 절반이 르노그룹의 위탁으로 생산한 일본 닛산의 차량이었다. 르노삼성차 협력업체에서마저 “르노삼성도 결국 하청업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이 본부장은 르노삼성과 현대차는 입장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부산공장을 떠나며…’라는 제목으로 편지지 2장을 가득 채운 이 글은 회사 측 협상 대표였던 이 본부장이 현재의 상황을 책임지겠다며 자리에서 물러난 뒤 쓴 호소문이다.
이 본부장은 “엄중한 때에 회사를 떠나는 것이 죄송하다”면서도 “용퇴의 결단을 내림으로써 진정성을 알리려 한다”고 했다. 프랑스 르노그룹이 부산공장을 아시아의 핵심 공장으로 계속 인정하려면 노사가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본부장은 “하루라도 빨리 이 사태를 해결하는 것만이 임직원과 협력사 직원들의 고용, 회사의 미래를 위한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에서는 노조가 주도하는 부분 파업이 이어지고 있지만 직원들의 불참률은 높아지고 있다. 10일 30% 수준이었던 파업 불참률은 12일 40%, 15일 46%였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