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호, 직원 70명 폰에 해킹 앱 심어 사찰…연락 주고받은 사람까지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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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1월 14일 09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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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호 사건´의 공익신고자 A 씨가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에서 열린 뉴스타파-셜록-프레시안 공동 주최 기자간담회에서 추가 자료를 공개했다. 뉴시스
‘양진호 사건´의 공익신고자 A 씨가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에서 열린 뉴스타파-셜록-프레시안 공동 주최 기자간담회에서 추가 자료를 공개했다. 뉴시스
직원 폭행, 마약 투약 등 혐의로 구속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47)에 관한 추가 폭로가 나온 가운데, ‘진실탐사그룹 셜록’ 박상규 기자가 “양 회장이 사내 메신저앱으로 위장한 해킹앱 ‘아이지기’로 직원을 사찰했다. 직원들과 연락을 주고받은 사람까지 전부 피해자로 묶일 수 있기 때문에 큰 파장이 일어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양 회장의 엽기 행각을 취재 보도한 박상규 기자는 13일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와 인터뷰에서 양진호 회장의 직원 사찰 의혹을 제기하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공익신고자’ A 씨의 기자회견을 언급하며 “양진호 회장은 직원들 휴대전화에 ‘아이지기’를 설치하도록 했다. 물론 직원들은 사내 메신저앱에 도청 프로그램이 심어진 사실을 몰랐다. 양 회장은 도청을 통해 직원들 휴대전화에 있는 모든 정보를 열람할 수 있었다. 특히 카메라와 녹음기능을 원격조종해 직원이 누구와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지 등 사생활을 감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도청 프로그램으로 발생한 피해자는 어마어마하다. ‘아이지기’를 설치한 직원이 70명 정도 된다. 이분들과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고, 통화했던 사람들이 전부 다 피해자로 묶일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큰 파장이 일어날만한 사안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011년 양 회장이 저작권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적이 있다고 말한 박 기자는 “당시에 그는 직원들이 자기를 수사기관에 신고했다고 의심하고, 무려 1년을 투자해 도청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양 회장이 몰래 직원들을 사찰한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양 회장의 불법 행위를 언론에 제보한 A 씨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사찰과 함께 양진호 회장이 30억 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불법 영상을 올리는 조직도 운영했다고 추가 폭로했다. 양 회장이 소유한 회사에서 일했던 A 씨는 현재 한국인터넷기술원에 재직 중이다.

박 기자는 “A 씨가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자신의 신분이 공개될 위기에 처했고, 방어할 필요가 있었다. 숱한 의혹이 쏟아져 나오는 이 시점에서 A 씨가 직접 나서 양 회장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다”라며 A 씨가 기자회견을 한 배경을 전했다.

A 씨가 폭로한 것처럼 양 회장은 경찰 수사를 무력화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증거 인멸을 했다고 주장한 그는 “본인의 휴대전화를 지속적으로 수차례 교체했고, 압수수색에 대비해 전화기를 파손했다. 그것도 모자라 간부들과 회의에서 ‘네가 책임을 떠안고 구속되면 3억 원을 주겠다’라며 위증을 교사했다. 어떤 계열사 사장에게는 직접적으로 현금 500만 원을 주며 ‘놀다오라’고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 회장은 별도로 불법 성범죄 영상 업로드 조직을 관리하면서 불법 영상물을 지속적으로 올렸다. 당시 ‘리벤지 포르노’ 등이 논란이 되자 위디스크 내부에서는 문제의식을 갖고 불법 영상물을 차단하려는 직원들이 있었다. 문제 제기가 점점 거세지니까 양진호 회장은 비선 조직을 통해 비밀리에 헤비 업로더들을 관리하고 직접 올리기도 했다. 헤비 업로더들은 양 회장이 돈을 버는 데 상당히 기여했다”고 말했다.

박 기자는 또 “그가 불법 영상물을 내리자는 직원들에게 ‘회사에서 몇 명 잘라야 겠다. 앞으로 돈 못 버니까’라며 협박도 일삼았다”고 전했다.

양 회장의 횡령, 탈세 혐의에 대해 그는 “직원들 명의로 회사를 만들고, 그것을 되파는 과정을 통해 2~30억 원에 달하는 비자금을 조성했다. 이와 관련된 객관적인 자료를 가지고 있고 이미 수사기관과 세무서에 넘겼다. 그것만 따져도 규모가 상당하다”고 털어놨다.

양 회장과 정치권의 유착 관계에 관한 질문에는 “아직 확인 중이다. 조금 더 확인이 되면 공개 하겠다”라며 말을 아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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