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라 문제 출제’ 여고 “부적절 했다 ” 사과…출제 교사 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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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0월 12일 16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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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영어 시험문제에 그룹 카라 출신 구하라와 전 남자친구 최모 씨 등을 등장시켜 논란을 일으킨 인천의 A 여자고등학교가 사과의 뜻을 전했다.

A 여고 측은 12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문제 형식 및 출제에 있어서 시의적절하지 못한 점이 있었음을 해당 교사도 인정하며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A 여고 측은 “사안의 경위는 먼저, 10월 11일에 있었던 3학년 영어독해 시험 서술형 지문의 부적절함을 한 학생이 SNS에 게재한 후 이것이 리트윗 됐다. 이후 10월 11일 오후 4시5분경 한 언론사에서 관련 내용을 문의해 왔다”며 “학교에서는 그때 상황을 인지한 후, 당일 오후 4시30분경에 평가담당부장, 교무부장이 해당교사와 면담을 갖고 문제 출제 의도와 상황 등에 대한 소명을 듣는 등 상황 파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문제 출제 의도에 대해선 “담당 교사의 출제 의도는 타인의 심각한 상황에 대하여 조롱하는 식의 언어 사용은 부적절하므로 언어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전달하는 방식에도 신중함을 기울여야 한다는 내용으로 올바른 언어 사용의 방식을 묻는 문제였다”고 설명했다.

또 “10월 12일 오전 9시경에 교육청에서 관련 내용에 대한 소명 요청을 받아 사안 경위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고, 교육청의 조치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피해자를 보호하고 함께 아파하며 공감해야 할 사회적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문제 자체의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피해자의 입장에서 접근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거듭 사과했다.

논란이 된 시험문제에는 그룹 카라 출신 강지영, 구하라, 구하라 전 남자친구 최 씨의 사진과 함께 영어지문이 등장한다.

지문에서 강지영은 “‘팝콘각’이라는 말 아니? 영화를 보는 것처럼 흥미로운 일이 있을 때 쓰는 말이야. 한 걸그룹 멤버가 남자친구랑 크게 싸웠대. 뉴스에도 난리가 났어. ‘팝콘각’이야”라고 말한다.

이어 구하라는 “‘팝콘각’? 그런 말은 쓰면 안돼. 나는 네가 심각한 내용을 그런 단어로 말해서 기분이 너무 나빠. (빈칸)은 중요해. 네가 문제를 다룰 때 내용 뿐 아니라 말하는 방식도 중요하다는 거야”라고 한다.

또 최 씨는 “하라 말에 동의해. 손님 머리카락을 자를 때 내 일상 이야기를 해주는데, 그들은 전혀 지루해하지 않아. 나는 이야기 내용은 물론, 말하는 방식도 신경 써. 이게 내가 내 고객들과 여자친구에게 사랑받는 이유야. 하하하. 아무튼 나는 그 남자가 왜 여자친구에게 폭행당했는지 이해 못 하겠어. 불쌍한 남자야!”라고 말한다.

해당 시험문제는 11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알려졌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쌍방폭행으로 수사 중인 사건을 일방폭행으로 표현하고, 영상 유포 협박까지 얽힌 사건을 희화화했다며 비판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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