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장애인 ‘성 묘사 박물관’ 데려 간 안양 장애인복지관

  • 뉴시스
  • 입력 2018년 10월 5일 15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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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양의 한 장애인복지관이 지적 장애인들을 외설적인 전시물이 있는 박물관에 데려간 사실이 알려져 장애인부모 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복지관은 정신 연령이 유아 수준인 지적 장애인들을 보기에도 민망한 전시물에 세워 놓고 기념 촬영도 했다.

5일 안양의 A 복지관 등에 따르면 이 복지관은 8월1~2일 1박2일 일정으로 기능향상실에서 치료받는 지적 장애인 15명을 데리고 양평으로 여름캠프를 떠났다.

유치원부터 20대 초반까지 연령대가 다양한 이들은 지적 수준이 유아 정도이고 자폐 증상 등을 보인다.

복지관은 캠프 둘째날 일정으로 1970~1980년대 시대상을 재연한 체험 박물관을 찾았다. 하지만 이 박물관은 선정적인 조형물 때문에 인터넷상에서도 논란이 됐던 곳이다.

조형물 가운데는 여인숙에서 남녀가 중요 부위만 손으로 가린 채 누워 있는 것이 있고, 여자 중학교 앞에서 나체로 서 있는 이른바 ‘바바리맨’ 조형물, 목욕탕에서 나체의 남자가 여탕을 훔쳐보는 조형물 등이 있다.

관람객이 지나는 통로에는 치마 차림의 여성이 다리를 벌리고 속옷을 비추는 대형 조형물도 있다.

복지관은 이런 조형물에 지적장애인들을 세워 놓고 기념 촬영을 했다. 속옷만 입고 서 있는 남성 조형물의 속옷을 잡아 당기는 포즈, 여성의 속옷을 훔쳐 보는 포즈 등을 찍었다.

이런 사실은 한 장애인 부모 단체장이 최근 자신의 SNS에 당시에 찍은 사진을 게시하면서 알려졌다.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게시한 사진들은 순식간에 장애인 부모들의 휴대전화 단체 대화방으로 퍼졌고 부모들 사이에서 공분을 사고 있다.

한 부모는 “정상적인 사고가 어려운 아이들에게 이런 조형물을 보여주고 체험하게 하는 것은 성추행 등 성범죄를 모방하라는 것인가. 도대체 제정신이냐”라며 “복지관도 문제지만, 장애인 부모 단체장이란 사람은 이걸 홍보하듯 공개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장애인부모 단체도 나섰다. 안양시장애인부모연대는 복지관에 공식 항의하고, 직원들의 인권과 성교육 등의 조치를 요구하기로 했다.

이 단체 관계자는 “캠프에 참여했던 장애인들의 부모들과 연계해 함께 복지관에 항의할 것“이라며 ”관계 기관에도 알려 진상을 파악하고 재발하지 않게 후속 조처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복지관 관계자는 ”추억을 체험하는 박물관이라고 해서 장소를 선택했다“며 ”보는 시각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건강하게 받아들이는 아이들도 있다. 성적인 조형물을 모방할 것이라는 우려는 없다“고 했다.

【안양=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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