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불법주차 현장에 ‘설현’ 입간판 등장…“언니 차 빼주세요!”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8월 30일 15시 52분


코멘트

송도 불법주차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최근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캠리 불법주차’ 현장에 난데없이 걸그룹 AOA 설현(본명 김설현·23)의 입간판이 등장했다.

30일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송도 그곳 현장이다. 설현 입간판 등판함”, “송도 랜드마크에 설현이 떴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함께 게재된 사진에는 문제의 ‘송도 불법주차’ 차량 앞에 설현의 입간판이 세워진 모습이 담겼다. 입주민들이 반발해 해당 차량에 붙였던 포스트잇은 모두 제거된 상태다.

설현 입간판 얼굴 부분에는 ‘언니 차 빼주세요!!’ ‘아이들이 위험해요’ 등의 말풍선이 붙어 있다.

입간판 허리께에는 ‘차주께서는 마음을 돌이키시어 사과 후 출차 부탁드립니다. 차주에게 드리는 글 Best 투표 부탁드려요!(스티커 부착)’이라는 글과 함께 설문조사 패널이 붙어 있다. 그동안 차량에 붙은 포스트잇 중 베스트 글을 뽑는 설문조사로, 가장 많은 스티커를 받은 건 입주민에게 사과하라는 내용의 글이다.

그동안 해당 차량에 붙은 포스트잇 내용을 분석한 자료도 첨부돼 있다. 포스트잇 총 400여 건을 분석한 결과, ‘분노 표출’ 내용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이어 ‘사과 요구’, ‘아이들 앞 부끄러움’ 등의 순이었다는 내용이다.

입간판 아래쪽에는 ‘당 시설물은 개인 소유이므로 소유자 동의 없이 이동, 제거를 금합니다 -입주민-’이라는 글이 적힌 종이도 붙어 있다. 해당 아파트 입주민이 설현 입간판을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이에 누리꾼들은 “설현 열일한다” “포토존 되겠다” “옥수수 팔러가야 하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송도 아파트 캠리 불법주차 사건은 26일 이 아파트 주민인 50대 A 씨가 자신의 캠리 차량에 주차위반 스티커가 붙여진 것에 분노해 다음날 오후 아파트 지하주차장 진입로를 자신의 차량을 막은 뒤 떠나면서 시작됐다. 해당 아파트 관리 사무소는 A 씨의 차량에 아파트 주차 비표가 부착돼 있지 않아 외부 차량으로 오인해 스티커를 붙인 것으로 파악됐다.


불편을 참다못한 입주민들은 A 씨의 승용차를 인근 인도로 옮긴 뒤 못 움직이게 바퀴에 차량용 자물쇠를 설치하고 A 씨의 사과를 기다리고 있다. 입주민들은 A 씨를 비난하는 내용이 담긴 포스트잇을 차량에 빼곡히 붙이기도 했다.

이에 A 씨는 30일 자신의 차량이 세워진 현장으로 중고차 업체 대표를 보냈다. 해당 차량을 중고로 매각하기로 한 것. 하지만 차량 바퀴에 채워진 자물쇠 때문에 중고차 업체 측은 해당 차량을 가져가지 못했다.

A 씨는 이날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남의 사유물에 마음대로 본드 칠 한 주차위반 스티커를 붙인 것에 화가 나 (주차장 진입로에)차를 주차시켰다”며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 줄 생각은 처음에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민들에게 사과할 마음은 없다고 했다. 그는 “아파트에 산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이렇게 본드 칠로 범벅이 된 스티커를 붙이면 세차장 가서 떼야한다. (차는)엄연히 개인 사유물”이라며 “현재까지 (주민들에게)사과할 마음은 없다. 차에 체인까지 채웠다”고 했다. 다만 “하지만 사태가 원만히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