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남북/장영훈]대구시-경북도 인사의 기대와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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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훈·대구경북취재본부
장영훈·대구경북취재본부
경북도가 최근 공모를 거쳐 신임 여성 팀장에 윤희란 사무관(47)을 내정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역대 처음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우고 인사 혁신의 새바람이 불고 있다고 자평했다. 앞서 대구시도 자치행정국 인사과장에 황보란 서기관(33)을 발탁했다. 대구시 첫 여성 인사과장이다. 광역자치단체가 여성 인사과장을 발탁한 사례는 흔치 않다.

시도 안팎의 인사 예측이 빗나가는 일은 이어졌다. 이승호 대구시 경제부시장(60)이 부임한 일은 그야말로 파격적이었다. 본인조차 내정 사실을 뒤늦게 들었을 정도였다고 한다.

당초 선거 캠프 쪽 인사들이 유력하다는 이야기가 돌았지만 대구뿐 아니라 중앙정부의 경험이 풍부한 이 경제부시장이 적임자로 뽑혔다.

전우헌 경북도 경제부지사(60)가 내정된 사실이 알려졌을 때도 의외의 인물이라는 평이 나왔다. 32년간 삼성전자에서 근무한 그의 경험이 경북의 경제 현안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발탁 설명을 듣고서야 이해하는 이가 적지 않았다. 경북고 동창인 이들은 약속이나 한 듯 취임식을 생략하고 민생 현장부터 챙기고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 민선 7기 인사가 발표 때마다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종 낙점을 받은 인물들의 공통점은 정치적 배경이 아니라 오직 ‘실력’만이 인사 검증의 잣대가 됐다는 것이다. 사실 이들이 걸어온 삶을 잘 살펴보면 인사 혁신이라는 말이 머쓱할 정도다.

향후 인사도 기대를 모은다. 대구시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20∼30% 발탁 인사를 할 계획이다. 경북도는 하반기 인사혁신 전담부서(TF)를 구성해 새 기준을 마련한다. 시도 모두 내년 정기 인사 때부터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모든 인사가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대구시 안에서는 정무 인사 몇몇 자리에 시장 선거 캠프를 도왔던 인물들이 여럿 거론되고 있다. 그 분야의 적임자인지, 갈 곳이 없어서인지 모르겠지만 원래 자리로 돌아오는 인물도 보인다. 어떤 사람을 떠올리면 뚜렷하게 기억에 남을 만한 성과가 없는 것 같아 씁쓸하다. 코드 인사라는 일부 지적을 피할 길이 없다는 것도 안타깝다. 이 부분에서는 경북도도 사정이 비슷하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을 흔히 하지만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측근 인사 실패로 단체장 임기 동안 어려움을 겪는 사례는 흔하게 있었다. 훗날 대구시와 경북도의 민선 7기 인사가 또 다른 실패 사례로 남지 않길 바란다.
 
장영훈·대구경북취재본부 jang@donga.com
#경북#인사#윤희란 사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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