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차량 운전자가 승객 짐을 내려 주던 택시기사를 치어 중태에 빠뜨린 ‘김해공항 사고’ 상황을 담은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되면서 교통 법규를 지키지 않은 운전자의 실수 쪽에 무게가 실린다. 이에 너무 쉽게 딸 수 있는 운전면허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해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4185명. 면허 발급 기준을 강화하면 할수록 교통사고 건수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12일 온라인에선 김해공항 사고 블랙박스 영상이 전날에 이어 화제가 됐다. 영상을 본 일부 누리꾼들은 “오, 오, 오 역시” 등 외제 차량 성능에 감탄하는 동승자들의 목소리를 지적하며 이번 사고가 운전자의 과실 때문에 발생한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운전자가 사고 당시 시속 100km 이상으로 달렸을 것이라는 한 전문가의 분석도 누리꾼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일부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김해공항 사고 가해자의 운전 태도를 지적하며 “운전면허 취득과 적성검사가 너무 쉽다. 교통관련법 강화해 달라”고 청원했다.
자동차 전문가에 따르면 우리 국민은 상대적으로 운전면허증을 쉽게 취득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날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 인터뷰에서 “8년 전에 간소화 이전만 하더라도 50시간 이상 교육을 했다. 그러나 2번의 간소화를 거쳐서 13시간으로 줄었다. 중국도 60시간 넘고, 일본도 50시간이 넘어서 2~3개월, 반 년 정도가 걸린다. 호주는 4년, 프랑스는 3년, 독일은 2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운전면허증은 공론상에 우리가 엄밀히 얘기하면 ‘살인 면허증’이라고 얘기할 정도로 다른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한다”면서 “규제가 아니라 강화를 하면 할수록 교통사고를 줄일 수 있다. 작년에 우리나라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4180명이다. OECD 평균의 3배가 넘는다. 그래서 정부에서 2~3개월 전에 반으로 줄이겠다고 선언을 했지만 이런 근본적인 제도부터 안 돼 있는 상태에서는 한계가 있다고 분명히 볼 수가 있다. 첫 단추부터 다시 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가 설명한대로 선진국은 면허 취득이 우리보다 어렵다. 뉴질랜드는 필기시험을 통과하고도 6개월 동안 연습해야 ‘제한’면허를 취득할 수 있다. 다시 18개월(25세 이상이면 6개월)이 지나야 정식면허 시험을 볼 자격이 갖춰진다. 차가 없이는 생활하기 어려움에도 정식면허를 따기까지 2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또 선진국은 면허 취득 전 이수해야 하는 교육시간이 길 뿐만 아니라 다양한 도로 상황을 교육하고 시험을 보게 한다. 특히 야간주행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는 나라가 많다. 호주는 20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10시간 동안 야간주행 교육을 받아야 시험을 치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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