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마산소방서 제공
최근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 대형사고를 막은 이른바 ‘고속도로 의인’이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가운데, 경상남도에서도 고속도로를 달리던 운전자가 자신의 차량으로 의식을 잃은 운전자의 차량을 막아 세우 참사를 막았다.
29일 마산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14분쯤 경남 함안군 중부내륙고속도로 대구방향 칠원요금소(TG) 인근에서 이모 씨(44)의 1t 화물차량이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다.
화물차량은 정지하지 않고 분리대와 부딪히며 계속 전진했다. 이어 갓길 쪽으로 방향을 틀어 가드레일을 충격했다. 이 상황에서도 화물차량은 멈추지 않았다.
이 모습을 뒤에서 지켜본 박세훈 씨(45)는 화물차량 운전자가 졸음운전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경적을 울렸다. 하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자 박 씨는 화물차량 안을 유심히 살폈고, 운전자 이 씨가 정신을 잃은 상태임을 확인했다.
이에 박 씨는 차량 속도를 높여 화물차량을 추월한 뒤, 화물차량이 자신의 차량을 들이받고 멈춰 서도록 했다. 이후 박 씨는 화물차량 안에서 이 씨를 구조해 경찰과 소방당국에 인계했다.
박 씨는 동아닷컴과 통화에서 “운전자 분이 발작하는 모습을 보니까 아무 생각도 안 들고 차를 멈춰 세워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다”고 말했다.
마산소방서 측은 “박 씨가 고의로 사고를 내 화물차량을 멈춰 세운 뒤, 간질 증상을 보이던 이 씨가 정신을 차릴 수 있도록 밖으로 구조했다”며 “박 씨는 119와 경찰에게 상황을 설명한 뒤 자리를 떠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씨는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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