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 등 잇따라 출마선언
본선 등록까지 대진표 이어지면 1995년 이후 최다 후보 출마 기록
6·13지방선거에 나서는 제주도지사 후보 윤곽이 드러나면서 5파전으로 선거 구도가 짜였다. 본선 후보 등록까지 대진표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1995년 6월 27일 치러진 제1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 이후 가장 많은 후보가 나서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국민경선을 통해 문대림 전 대통령제도개선비서관(53)을 후보로 선출했고 자유한국당은 김방훈 전 제주도 정무부지사(64), 녹색당은 고은영 전 녹색당 제주도당 창당준비위원장(33)을 확정했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장성철 제주도당위원장(51)이 19일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고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원희룡 제주도지사(54)는 17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원 지사는 이날 제주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무원 편 가르기를 없애고 인사도 공정하게 했다. 방만한 예산을 개혁해 건전 재정의 기초를 마련했다. 환경을 지키고, 난개발을 막았다”고 밝혔다. 그는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큰 정치에 도전하는 평생의 목표와 위대한 제주를 위해 한 번 더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정치 경력에서 처음 무소속으로 나서게 된 원 지사는 ‘인물론’을 내세워 승부수를 던졌다.
민주당은 13∼15일 국민참여경선으로 제주도지사 후보 경선을 한 결과 문 예비후보가 김우남 전 국회의원을 앞서며 본선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문 예비후보는 “국민경선은 다소간의 시각차에도 불구하고 제주를 사랑하는 마음과 미래 발전을 위한 철학과 비전을 공유하는 시간이었다. 과거의 잘못된 관행, 적폐를 깨끗이 쓸어내고 독단, 독주가 빚어내는 불협화음을 청산하고 ‘제대로 된 제주도’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혼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방훈 예비후보는 당내 경선을 거치지 않고 한국당 공천을 받았다. 김 예비후보는 건설 분야 전문 공무원에서 민선 6기 제주도 정무부지사까지 지낸 인물로 모나지 않은 행보와 부드러운 리더십이 장점으로 꼽힌다. 장성철 위원장은 “제주 사회는 부동산 가격 급등, 대자본 중심의 경제구조 등으로 극심한 소득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실용적 개혁을 뒷받침하는 비전과 구체적 정책을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고은영 예비후보는 “양적 관광 개발과 군사기지화를 저지하고 풀뿌리 자치와 공동체 복원을 통해 도민들과 권력을 나누겠다. 그 토양 위에 녹색제주를 설계하겠다”고 말했다.
2006년과 2010년, 2014년 지사 선거에서 내리 참패한 민주당으로서는 이번 선거 승리를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촛불혁명으로 집권한 문재인 정부와 당 지지율이 높아 지방정부를 거머쥘 절호의 기회로 판단하고 있다. 이번 제주도지사 선거는 지난 4년 동안 원 지사의 정책을 놓고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원 지사는 대규모 개발에 대한 가이드라인 재설정과 불법 취득 농지 강제 처분, 보행자와 대중교통 중심으로 교통 체계 전면 개편, 재활용품 요일별 배출제, 제주형 공공임대주택 정책 등을 성과로 꼽고 있다. 하지만 제2공항 문제 등을 둘러싸고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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