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 사망’ 해운대 엘시티, 부산 정관계 뒤흔든 비리 사건의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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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3월 2일 17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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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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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공사장 구조물 추락으로 근로자 4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부산 해운대 엘시티는 부산 해운대 미포에 위치한 초대형 주상복합단지다.

포스코건설이 시공을 맡은 엘시티는 해운대해수욕장과 맞닿은 옛 한국콘도, 옛 국방부 땅 등을 포함한 미포지구 6만5000㎡에 건설되고 있다.

101층짜리 랜드마크 타워 1개 동과 85층짜리 주거 타워 2개 동으로 건설되며, 58∼78평형 등 공동주택(아파트) 882가구를 비롯해 561실 규모의 레지던트 호텔, 296실짜리 6성급 관광호텔, 쇼핑타운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 엘시티는 부산 정관계 고위 인사가 연루된 부산 최대 권력형 건설 비리 사건에 휘말려 있다. 해운대해수욕장에서 100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101층 규모의 리조트가 들어서려면 특혜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 2016년 7월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 이 사건은 ‘엘시티 게이트’로 불린다.

시행사 실질 소유주인 이영복 씨는 회삿돈 705억 원을 빼돌리거나 가로채고 정관계 유력 인사들을 상대로 5억 원대 금품 로비를 벌인 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횡령, 사기, 정치자금법 위반,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이 씨는 지난해 11월 열린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이 씨가 금품이나 정치자금을 줬다고 진술한 고위 공무원과 유력 정치인도 1심 재판에서 줄줄이 실형을 받았다.

자유한국당 배덕광 전 의원은 이 씨로부터 현금 5000만 원을 받고 술값 2700여만 원을 대납하도록 한 혐의 등이 유죄로 인정돼 징역 6년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지난 2월 1일 징역 5년으로 감형됐다. 배 전 의원은 지난 1월 한국당에 사직서를 제출해 의원직에서 물러났다.

부산의 대표 친박(친박근혜) 정치인인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 씨에게 3억7000여만 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가 인정돼 지난해 12월 항소심에서도 1심과 같은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허남식 전 부산시장은 선거 캠프 비선 참모와 공모해 이 씨로부터 3000만 원을 받은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1심에서 징역 3년 형을 선고받은 뒤 지난해 12월 2심에서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부산고검은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서병수 부산시장의 최측근 인사인 정기룡 전 부산시장 경제특보와 김모 씨도 엘시티 비리에 연루돼 각각 징역 2년(2심 징역 1년 6개월), 징역 1년 6개월을 받았다.

논란의 엘시티는 2일 근로자 4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하면서 공사에 다시 제동이 걸렸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쯤 엘시티 A동 54층 인근에서 일하던 근로자 3명과 그들이 타고 있던 SWC(가설작업대와 안전시설물을 일체화한 구조물)가 함께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해 SWC 안에 있던 근로자 3명이 숨졌다. 또한 지상에서 작업하던 근로자 1명도 떨어진 구조물에 맞아 사망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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