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따뜻하네…” 연말 추위 녹이는 세밑 기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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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 노인부터 초등학생까지 소외계층 돕기 성금 잇따라 기탁
익명의 기부자들도 온정 보태…광주-전남모금회 내달말까지 활동

대한노인회 전남연합회 강갑구 회장(왼쪽에서 여섯 번째)이 28일 전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방문해 전남지역 경로당 1000곳에서 참여한 저금통 성금 2832만 원을 전달하고 있다. 전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대한노인회 전남연합회 강갑구 회장(왼쪽에서 여섯 번째)이 28일 전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방문해 전남지역 경로당 1000곳에서 참여한 저금통 성금 2832만 원을 전달하고 있다. 전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연말 추위를 녹이는 훈훈한 세밑 기부가 이어지고 있다. 대한노인회 전남연합회는 28일 전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이웃사랑성금 2832만 원을 전달했다. 이 성금은 전남지역 경로당 1000곳의 노인들이 2개월 동안 저금통에 동전 등을 모아 마련한 것이다. 경로당 노인들은 자신들보다 어렵고 소외된 이웃을 돕기 위해 십시일반 성금을 모았다. 정회영 전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은 “성금은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 노인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내는 데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전남 진도 지산초등학교 학생 30여 명은 1년간 저금통에 모은 23만 원을 최근 전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사랑의 저금통 모으기는 아이들에게 어려서부터 용돈을 아끼고 저축하는 습관을 길러주고 어려운 이웃을 챙기는 마음을 갖게 하기 위해 시작됐다.

전남 장흥군 LD마트는 25일 성탄절을 맞아 어린이와 다문화가정 학생 2000여 명에게 7000만 원 상당의 선물세트와 생필품을 전달했다. 학생들은 이날 마트 주차장에서 열린 행사에서 학용품세트와 생활용품 등 선물 꾸러미를 받았다. 안정남 LD마트 대표는 19년째 어린이날과 크리스마스에 생활 형편이 어려운 이웃에 물품을 기부하고 장흥군인재육성장학회에 장학금을 기탁하는 등 꾸준히 지역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안 대표는 “매출이 예전 같지 않지만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과 선물을 받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그만둘 수가 없다”며 “아이들에게 작은 희망이라도 전하는 것이 어른들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얼굴 없는 천사’들도 온정을 보태고 있다. 한 익명의 기부자는 18일 오전 10시경 전남 함평군청 주민복지실장 방에 1년간 모은 지폐와 동전 68만 원을 놓고 갔다. 그는 쪽지에 “큰 액수는 아니지만 연말연시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적었다.

전남 해남과 여수에서도 얼굴 없는 천사가 선행을 베풀고 사라졌다. 15일 해남군청에는 익명의 기부자가 마련한 라면 500박스(985만 원 상당)가 배달됐다. 2013년부터 5년째 라면을 기부하고 있는 그는 “이웃에게 조그마한 도움이 되고 싶어 선물을 보낸다. 잠시나마 따뜻하고 행복한 연말이 되었으면 한다”는 짧은 편지를 남겼다. 15일 여수시 만덕동 주민센터에도 익명의 기부자가 보낸 20kg들이 쌀 25포대(100만 원 상당)가 배달됐다. 그는 지난해에도 쌀 기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와 전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2018년 1월 31일까지 희망2018나눔 캠페인을 진행한다. 전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28일 현재 모금액은 4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모금액 51억 원에 비해 7억 원이 적었다.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37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1억 원이 많았다. 전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모금 기간이 한 달 정도 남은 만큼 각계의 더 많은 후원과 사랑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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