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금니 아빠’ 이영학 씨(35·구속기소)의 아내 최모 씨(32)는 지속적으로 이영학의 욕설과 폭행에 시달린 것은 물론 성매매까지 강요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다만 최 씨의 사망원인이 자살로 판단된다며, 타살로 볼 정황이 없다고 밝혔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이미 기소된 김모 양(14) 살인 등의 혐의 외에 이영학의 여죄를 수사한 결과 이영학을 상해, 강요, 성매매 알선, 사기 등 혐의로 서울북부지검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24일 밝혔다.
이영학은 올해 6월께 서울 강남구 오피스텔을 빌리고 포털사이트 등에 성매매 광고를 올린 뒤 7∼8월에 남성 12명에게 1인당 15만∼30만 원씩 받고 최씨와 유사성행위를 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영학이 성매수 남성들의 유사성행위 장면을 촬영해 저장해둔 것을 확인하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혐의도 적용했다.
이영학의 딸과 성매수 남성들의 진술에 따르면, 최 씨는 지속적으로 이영학의 욕설과 폭행에 시달렸으며 이영학에게 복종하는 행태를 보였다. 이영학의 이웃들도 “남편이 아내를 로봇처럼 조종하는 것 같았다”고 진술했다. 지난달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웃들은 “최 씨는 남편 말에 ‘찍소리’ 한 번 못했다. 늘 기운이 없고 기계적으로 명령을 따르는 로봇 같았다”, “이영학이 아내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부으며 손가락질로 뭔가를 시키는 장면을 자주 봤다”고 말했다.
최 씨는 지난 9월 6일 자택 건물 5층에서 떨어져 숨진 채 발견됐다. 당초 최 씨의 머리에서 투신과 무관한 상처가 발견돼 이영학이 사망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경찰은 투신 당시 목격자 진술이나 부검 결과 등을 종합할 때 타인의 힘에 밀려 추락했다고 볼 정황이 없다고 봤다.
최 씨가 유서를 남기지 않아 동기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경찰은 최 씨가 지속적 폭력과 성매매 강요에 지친 상황에서 이영학에게 욕설과 폭행을 당한 직후 충동적으로 화장실 창문으로 뛰어내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경찰은 이영학이 최 씨 사망 직전 알루미늄 모기약 용기로 머리를 때린 점에 상해 혐의를 적용했다.
이영학은 앞서 아내 최 씨가 자신의 의붓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해 목숨을 끊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달 1일 피해자 김 양의 시신을 유기하고 돌아오는 길에 촬영한 동영상에서 자신의 의붓아버지가 아내를 성폭행했다고 경찰에 신고했지만 아무도 믿어주지 않아 아내가 자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해당 영상에서 “당신이랑 나랑 어떻게 사랑을 나누고 살았는지 우리만 알아. 경찰, 검사 XX들은 말 듣지도 않아”라며 “아무도 우리 말을 안 믿어줘서 그래. 나랑 딸이 당신 따라가는 게 맞아”라고 자살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하며 울먹였다.
이어 “긴급체포할 수 있는데 경찰은 자느라고 전화도 안 받고, 그날 아기 엄마가 임신할 수 있다는 사실 듣고 혼자 방황하다가 죽은 거 여러분들 다 아셔야 돼요. 이게 이 나라 법”이라며 “아내가 어떻게 죽었냐면 그날 성폭행을 당하고 씻지도 않고 속옷을 경찰서에서 벗어놓고 그대로 죽었다. 아내가 8년간 성폭행을 당했는데, 아내가 저한테 사랑을 증명한다고 마지막 그날 결혼반지를 끼고 뛰었다. 저녁밥상을 차리고 뛰었다”고 주장했다.
며느리 최 씨를 성폭행 한 혐의를 받던 이영학의 계부 배모 씨(60)는 지난달 25일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다. 형사 분들에게 부탁하는데, 누명을 벗겨달라”는 내용의 짧은 유서를 남기고 자택에서 목을 매 숨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해당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한편 이영학은 이날 최 씨에게 성매매를 강요한 것 외에도 후원금·보조금·장애인연금으로 총 13억여 원을 받아 1개월에 1000만 원을 카드값으로 쓰는 등 무절제한 생활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영학은 아픈 딸을 위해 재단을 설립하려고 돈을 모았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대부분의 돈을 호화생활에 탕진했다. 경찰은 이영학이 이처럼 호화로운 생활을 하다가 딸의 나이가 많아지면서 후원금이 적어지자 돈을 벌기 위해 아내 최 씨에게 성매매를 강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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