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진 한반도… 신갈나무 첫잎 돋는 시기 6년새 8일 빨라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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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평균기온 올라간 탓

월출산국립공원 속 신갈나무가 봄과 함께 첫 잎을 내기 위해 움이 돋은 모습(왼쪽 사진). 오른쪽은 개엽이 완료된 신갈나무.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월출산국립공원 속 신갈나무가 봄과 함께 첫 잎을 내기 위해 움이 돋은 모습(왼쪽 사진). 오른쪽은 개엽이 완료된 신갈나무.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아무튼 느낌상 무언가 빨라졌어요. 꽃도 그렇고, 잎도 그렇고….”

설악산 북한산 지리산 등 오랫동안 국내 산을 꾸준히 다녀온 등산 마니아들이 자주 하는 말이다. 느낌만이 아니다. 실제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한반도가 아열대화되면서 산속 나무들의 첫 잎이 나오는 시기가 빨라진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공원공단 산하 국립공원연구원은 “봄에 새잎이 돋는 신갈나무의 개엽(開葉) 시기가 6년 전보다 8일 앞당겨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30일 밝혔다. 우리나라 산림을 대표하는 활엽수인 신갈나무는 참나무류의 하나로, 잎과 꽃이 함께 돋아나 새로 나온 잎의 푸른빛인 ‘신록’을 관찰하기 적합한 종으로 통한다.

연구원은 월출산국립공원 1개 지점(신갈나무 군락 480m 2그루)에 3대의 장기 촬영 카메라를 설치해 날짜별로 촬영해 신갈나무 개엽 시기를 분석한 결과 올해 개엽일은 지난달 26일로, 6년 전인 2011년 5월 4일보다 8일이나 빨라졌다. 지리산국립공원 내 성삼재 지역을 함께 관찰한 결과 이 지역 신갈나무 개엽 시기가 2013년에는 5월 11일이었으나 2016년에는 4월 30일로 11일 앞당겨졌다.

신갈나무 개엽은 4월 평균기온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월출산국립공원 인근 강진군의 경우 2011년의 연평균기온이 13.1도였으나 지난해는 14.4도로 5년 새 1.3도나 높아졌다. 특히 4월 평균기온은 이 기간에 3.1도나 올랐다. 개나리 진달래 등 봄꽃 개화 시기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 김윤영 국립공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나무의 개엽 시기 변화는 잎, 꽃 또는 열매를 먹이로 하는 나비, 다람쥐, 멧돼지 등 산속 모든 생물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기후변화로 인한 한반도 생태계 변화를 계속 파악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신갈나무#한반도#평균기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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