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 "정윤회 아들 ‘정우식’ 캐스팅 종용 지시…출연료도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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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2월 21일 0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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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식 사진 제공=제이에스픽쳐스, 정윤회 사진=동아일보 DB
정우식 사진 제공=제이에스픽쳐스, 정윤회 사진=동아일보 DB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전 남편 정윤회 씨의 아들인 배우 정우식(32)의 MBC 드라마 캐스팅 관련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상적인 캐스팅 과정이었다"라는 장근수 MBC 드라마 본부장의 해명에도 불구, 현직 PD가 이를 비판하는 글을 올려 다시 논란의 불을 지핀 것.

MBC 김민식 PD는 19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장 본부장은 때로는 제작사 대표를 통해서, 때로는 연출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서 정우식을 반드시 드라마에 출연시키라고 종용했다”고 폭로했다.


이어 “대본을 보고 극 중 주인공 남동생 역할을 지정해 캐스팅을 주문한 일도 있고, 비중이 없는 신인치고 너무 높은 출연료를 불러 제작진이 난색을 표했을 때는 ‘출연료를 올려서라도 반드시 캐스팅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PD는 “지난 몇 년간, 그 배우의 출연작 리스트에는 KBS나 SBS가 없었다. 종편이나 케이블 방송에 출연한 적도 거의 없다. 오로지 MBC였다”고 꼬집으며 “‘MBC 드라마를 위해 애쓴’ 본부장님의 흔적이 엿보였다. 그래서 더 부끄럽고 슬펐다. 다른 방송사에는 감히 밀어 넣지도 못할 배우를 MBC에만 넣었다고? 다른 방송사에서는 감히 시도하지 않은 비선 실세 농단을 MBC에서만 했다고?”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김 PD는 정우식 캐스팅에 MBC 사장의 영향력도 있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아무리 가능성 큰 신인을 키우기 위해서라고 해도, 배역도 이미지도 출연료도 안 맞는 신인의 억지 출연을 위해 사장을 팔았을 리 없다"며 "윗사람 권세를 거짓으로 동원할 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 정우식은 MBC 안광한 사장 취임 이후 2014년 4월부터 최근까지 유독 MBC에서만 활동했다. 그가 출연한 작품은 '개과천선'(2014), '야경꾼 일지'(2014), '오만과 편견'(2015), '빛나거나 미치거나'(2015), '딱 너 같은 딸'(2015), '화려한 유혹'(2016), '옥중화'(2016) 등 총 7편이다.

앞서 장 본부장은 15일 정우식 캐스팅 특혜 의혹에 관해 “정우식은 정상적인 오디션에 참가해 여타 드라마에서 보여준 것과 같은 연기력이 평가돼 발탁된 것”이라며 "당시 정우식은 이수현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해 그의 아버지가 누구인지도 전혀 알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안광한 사장과 관련 보도도 사실이 아니다. 내가 PD들에게 '이수현이 가능성 있어 보인다. 오디션과 출연을 적극 검토해보라'는 의도를 강조하다 사실과 다르게 사장을 언급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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