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제학업성취평가 역대 최저 순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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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1-중3 ‘2015 국제학업성취평가’… 고교생 읽기-수학-과학 4~14위

 한국이 역대 국제학업성취평가(PISA)에서 가장 낮은 순위의 성적표를 받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6일 발표한 ‘PISA 2015’ 결과에 따르면 고등학교 1학년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한국은 전체 참여국 70개국(35개 OECD 회원국 포함) 중 읽기는 4∼9위, 수학은 6∼9위, 과학은 9∼14위에 올랐다.

 앞선 2012년 평가와 비교해 전 영역에서 순위가 하락했고, PISA가 처음으로 시작된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의 성적표다.

 PISA는 읽기, 수학, 과학 영역의 성취와 추이를 국제적으로 비교하기 위한 평가로 OECD가 주관해 3년 주기로 시행된다.

 
▼ 한국학생 수학평균 3년새 30점 뚝 ▼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6일 발표한 2015년 국제학업성취평가(PISA)에서 나타난 한국의 성적은 단순히 역대 최저 순위라는 기록을 넘어 나쁜 추세와 하락 폭이 더 문제다. 2006년 평가에서 한국은 읽기는 1위, 수학은 1∼4위, 2000년에는 과학이 1위였다. 하지만 2012년 평가에서 읽기와 수학 모두 3~5위, 과학 5∼8위를 기록했고, 지난해엔 더 떨어져 순위의 하락세가 뚜렷했다.

 이 평가의 대상은 만 15세로 지난해 세계적으로 54만여 명, 한국에서는 168개교 5749명의 학생이 평가에 참여했다. 한국의 15세 학생은 88.8%가 고등학교 1학년, 10.7%는 중학교 3학년이다. 다른 학년에 재학 중인 0.5%는 평가에서 제외됐다.

 한국 학생들의 영역별 평균 점수는 2012년 평균에 비해 모두 떨어졌는데, 하락 폭은 OECD 평균보다 훨씬 컸다. OECD 회원국 학생들의 평균 하락 폭은 읽기 3점, 수학 4점, 과학 8점이지만 한국은 읽기 19점, 수학 30점, 과학 22점이 떨어졌다.

 이 때문에 한국의 중3, 고1 학생들의 학력 수준이 실제로 심각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특히 입시 제도가 원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중학교 내신 성적을 산출할 때 절대평가인 성취평가제가 적용되면서 중학교 시험 자체가 쉬워졌고, 대학 입시에서도 수학이나 과학을 공부하지 않고 대학에 갈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평균적인 학력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조만기 판곡고 교사는 “과거에는 수학 과학은 힘들어도 해야 하는 과목이었지만 지금은 힘들면 안 해도 그만”이라고 말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올림피아드나 교외 경시대회 등에서 탁월한 성적을 내는 것은 대입에서 인정받지 못한다”라며 “수시가 크게 늘면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만 맞추면 되다 보니 교과 공부를 열심히 하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의 교육 목표가 과거와 달라진 만큼 학력이 떨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유제숙 한영고 교사는 “10년 전에는 주어진 시간에 문제를 얼마나 잘 푸는가를 가르쳤지만 지금은 창의력과 사고력을 키우는 방식으로 교육이 이뤄진다”라면서 “유럽 미국 등 수학과 과학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내는 국가들의 PISA 순위는 높지 않다”라고 말했다. 김용진 동국대 사범대 부속여고 교사는 “문제풀이식 수업이 줄고 토론 수업, 발표 수업이 늘면서 지필고사 형태의 시험 성적이 떨어지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성취 수준은 상위권이지만 순위가 떨어지고 있는 원인을 면밀히 검토해 정책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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