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의 발전뿐 아니라 전문성 갖춘 인재를 선호하는 사회적 요구가 더해지면서 사이버대에 주목하는 학생과 직장인이 늘고 있다. 지난해 사이버대 재학생만 10만여 명으로 추산돼 2001년 사이버대 도입 이후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을 정도다. 각 대학마다 장점이 있는 특성화 학과를 집중 육성하고 있고 해외 협력 확대 등 학생의 역량을 키워주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학생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등록금을 대폭 낮추거나 다양한 장학제도를 운영해 만족도를 높여간 것이 사이버대의 인기를 끌어올린 요소로 꼽힌다.
전문성 키워 경쟁력 높인다
마케팅 전문회사 브이에스엠(VSM)의 이기용 대표(28)는 한국교육방송공사나 한국지역난방공사, 서울시청 등에서 연간 200회 이상 블로그 마케팅 강연에 나설 정도로 업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이런 이 대표가 마케팅 전문성을 높이겠다고 판단해 선택한 곳이 한양사이버대 마케팅학과다. 4학년인 이 대표는 “학교에 다니면서부터 조금 더 체계적으로 강의할 수 있게 됐다”며 “학교에서 전문적인 과정을 이해하기 쉽게 강의해주신 덕분”이라고 말했다. 멘토링 제도가 잘 갖춰져 있고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교수 강의를 들을 수 있게 짜여진 교육프로그램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게 이 대표의 말이다.
서울사이버대 상담심리학과를 졸업한 고아라 씨(29)는 편입 전 학습지회사에서 영어를 가르쳤다. 아이들이 성장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이 학습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고 이 분야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한다. 서울사이버대에 진학해서는 사회복지학까지 복수전공해 자신의 분야에서 독보적인 역량을 갖추기 위해 애썼다. 다른 재학생들 역시 학업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고 지역 캠퍼스에서 대학원 입시를 위한 그룹 스터디에도 참여해 큰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이런 전문성을 갖춘 덕분에 고 씨는 현재 장애인의 직업재활을 돕는 사회복지기관에서 일하며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는 교사의 꿈을 실현하고 있다.
1989년부터 대구 대원고 국어교사로 재직 중인 신보균 씨는 누가 봐도 국어 교육의 전문가다. 하지만 대구사이버대 한국어다문화학과에 입학했다. 한국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특별한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국어 교육의 전문성만으로는 부족해 추가적인 능력 배양을 위한 선택인 셈이다. 맞춤형 역량 강화
고려사이버대 전기전자공학과 13학번 이영배 씨(57)는 한 기업의 임원으로 근무 중이다. 30년 넘게 현업에 종사해왔지만 체계화된 기술이론이 부족해 자신감이 떨어지는 게 늘 마음을 무겁게 했다고 한다. 현업과 관련 있는 전기전자공학과가 사이버대 중에서는 2013년부터 고려사이버대에 유일하게 개설돼 있어 선택했다. 실제 상황과 같은 시뮬레이션 실습이 가능해 쉽게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었다.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학우를 만나 서로 격려하며 공부해온 것도 그의 인생에 큰 자랑거리. 학사 과정을 마치면 석사과정에 진학할 꿈을 키우고 있다.
서울디지털대 상담심리학과 졸업생 이창현 씨(39)는 임상심리 레지던트 2년 차인데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서울디지털대 재학 중 사용한 교재 등을 지금도 활용한다고 했다. 오프라인의 상담교육과 지역실습교육, 대학원 진학 간담회 등의 프로그램이 큰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다.
인생 설계의 나침반
원광디지털대 요가명상학과에는 ‘환상의 커플’로 불리는 동문이 있다. 2013년 입학해 2015년 졸업한 심범철 씨(55)와 이은영 씨(50·여) 부부다. 50대에 접어들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진 심 씨가 먼저 입학을 결심했다. 그리고 아내에게 권유해 함께 입학한 것. 요가명상학과에 다니면서 부부 간의 친밀도가 높아진 점이 가장 좋다는 게 이 부부의 말이다. 한 달 평균 1∼2회 진행되는 다양한 특강과 행사에 부부가 함께 참여했고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체중 감량과 체력증진, 숙면 등은 이 부부에게 따라온 부대 효과다.
조수봉 씨(61)는 8년 전 사이버한국외국어대 한국어학부의 문을 두드렸다. 직장과 학업을 병행하면서도 평균 4.0이라는 우수한 성적을 거뒀고 한국어교원자격증 취득과 한국외국어대 교육대학원 졸업이라는 열매를 맺는 첫걸음이기도 했다. 현재 그는 중국 충칭의 대학에서 한국어 강사로 제2의 인생을 꽃피우고 있다. 사이버한국외대 김수진 입학학생처장은 “청년이나 환갑의 만학도도 배우겠다는 열정만 있다면 과감하게 문을 두드리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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