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반 애 때렸어요”…교사, 같은 학교 학생부장 경찰에 신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5일 11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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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학교 교사가 자신의 반 학생을 때렸다며 같은 학교 학생부장 교사를 경찰에 신고했다.

25일 강원도교육청에 따르면 강원 동해시의 한 중학교 담임교사 A 씨는 학생부장인 체육교사 B 씨가 자신의 반 학생을 때렸다며 10일 경찰과 아동학대신고센터에 신고했다.

A 씨는 "체육교사가 학생의 머리채를 잡고 주먹으로 안면을 수차례 때리는 것을 목격했다"며 "학교 측에 진상 파악을 건의했지만 은폐하려고 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체육교사는 진상 파악을 요구한 나에게 모욕적인 언어폭력까지 가해 경찰에 고소했다"고 덧붙였다.

사건은 9일 오전 발생했다. 영어수업 도중 학생 C 군이 시끄럽게 굴며 수업을 방해하고 지시에 따르지 않자 영어교사(여)는 담임인 A 씨에게 '특별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며 C 군을 인계했다. A 씨는 전문상담실에서 C 군을 상담한 뒤 돌려보냈다.

이 이야기를 들은 B 씨는 특별 프로그램 필요성을 주장했고 A 씨는 자신이 지도할 수 있다고 반박하면서 언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에 따르면 폭행은 점심시간 B 씨가 소운동장에서 C 군을 발견해 교무실로 끌고 가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이 때 소운동장과 교실 복도, 교무실에서 수차례 폭행이 이뤄졌다는 것. 그러나 체육교사인 B 씨는 학생의 멱살을 잡고 갔을 뿐 폭력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A 씨는 학교 측에 진상 파악을 건의했지만 학교 측이 미온적으로 대처하자 다음 날 경찰 등 관계기관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교육청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양쪽의 진술이 달라 자체적으로 더 알아보자는 취지였을 뿐 은폐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A, B 교사와 학생 등 학교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진상을 조사하고 있다. 강원도교육청 관계자는 "담임교사가 체육교사의 아동학대와 체벌, 학교 측의 늑장대응과 관련해 민원을 제기했다"며 "경찰이 수사 중인 만큼 그 결과에 따라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동해=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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