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서 홀로 기도하던 女를…중국인 용의자 검거, “바람 난 전처들 생각나 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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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9월 18일 09시 31분


사진=CCTV 영상 캡처
사진=CCTV 영상 캡처
제주도의 한 성당에서 홀로 기도하던 60대 여성을 흉기로 수 차례 찔러 중상을 입힌 혐의(살인미수)로 검거된 중국인 용의자 A 씨(51)는 “성당에서 기도하는 여성을 본 순간 갑자기 전 아내들이 생각나면서 화가 치밀어 올라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제주 서부경찰서는 17일 성당에 들어가 기도하던 주부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중상을 입힌 혐의로 중국인 용의자 A 씨(51)를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이날 오전 8시 45분경 제주시의 한 성당 안에서 혼자 기도하던 김모 씨(61)에게 다가가 가슴과 배 등을 흉기로 네 차례 찌르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다. A 씨와 김 씨는 아무 관련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중국에서 첫째와 둘째 아내가 모두 바람이 나서 도망가는 바람에 (여성들에게) 나쁜 감정을 갖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음을 달래기 위해 제주도로 여행을 왔다. 회개를 위해 숙소 부근의 성당을 찾아갔는데, 그곳에서 기도하는 여성을 본 순간 갑자기 전 아내들이 생각나면서 화가 치밀어 올라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다.

경찰은 “여자에 대한 반감과 원한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며 “진술이 사실이라면 전 부인과 다른 여성들을 동일시해서 범행했다는 것이다. 전 부인에 대한 반감을 다른 여성에 표현한 것이 아닌가 한다”라면서 여성혐오 범죄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13일 개별적으로 제주공항을 통해 입국했으며, 출국 예정일은 22일이다.

A 씨는 ‘갑자기 화가나 범행했다’고 진술했으나, 그의 범행이 우발적이 아닌 사전 계획된 범행이라는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경찰은 A 씨가 제주에 도착한 직후 흉기를 구입했으며, 범행 전인 15일과 16일 이틀에 걸쳐 같은 성당에 미리 갔던 사실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A 씨는 “과일이나 빵을 자르기 위해 샀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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