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서 70대 女청소근로자들에 흉기 휘두른 男…2명 사상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5일 10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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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한 30대 남성이 특별한 이유 없이 70대 여성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이 숨졌다.

25일 경기 안양동안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경 안양시 동안구의 한 주점에서 이모 씨(35)가 청소 중이던 여성 A 씨(75)와 B 씨(75)를 흉기로 마구 찔렀다. A 씨는 가슴 등 30여 차례, B 씨는 복부 등을 수십 차례 찔렸다. A 씨는 현장에서 숨졌다. 이 씨는 경찰이 출동한 상황에서도 B 씨의 몸 위에 올라타 계속 흉기를 휘둘렀다. 다행히 B 씨는 수술을 받고 의식을 되찾았다.

조사 결과 이 씨는 전날 밤 호감을 느낀 한 여성과 술을 마셨다. 이 여성이 친구와 먼저 귀가하자 이 씨는 이들을 찾기 위해 유흥가 곳곳을 돌아다녔다. 오전 7시 40분경 상가 건물 식당에 들어갔다 업주에게 쫓겨나자 건물 경비원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후 이 씨는 같은 건물 다른 식당의 문을 부수고 들어가 흉기 2개를 가지고 나온 뒤 청소 중이던 A 씨 등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테이저건으로 제압당한 이 씨는 체포 직후 다른 사람의 신분을 대고 “청산가리를 먹었다. 어렸을 때부터 나를 괴롭혀서 흉기로 찔렀다”는 등 엉뚱한 주장을 늘어놓았다. 안정을 위해 병원으로 옮겨진 후 측정한 결과 이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219%였다. 이후 경찰서로 옮겨진 뒤에는 “술에 취해 왜 그랬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이 씨는 수년 전 집을 나와 안양시에서 혼자 살아왔다. 정신병력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 씨를 상대로 피해자들과의 관계 등 정확한 범행동기와 경위 등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안양=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정지영기자 jjy2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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