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홈플러스 관계자도 곧 소환…가습기 살균제 제조사 수사 확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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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료생산 SK케미칼측 10일 조사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이 살균제 원료 성분 판매 업체인 SK케미칼 관계자를 10일 소환한다고 9일 밝혔다. 검찰은 가습기 살균제의 원료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을 생산해 도매·제조업체에 넘긴 SK케미칼 관계자를 불러 PHMG가 흡입 제품에 사용되면 안 된다는 경고가 원료 도매상과 제조업체에 제대로 전달됐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제조 판매사인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관계자도 이르면 이번 주에 소환을 통보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옥시레킷벤키저(현 RB코리아)에 집중됐던 수사가 원료 제조사와 제2, 제3의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를 대상으로 본격 확대되는 것이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자체브랜드(PB) 전문 업체를 통해 옥시 제품을 베껴 판매했고, 이 과정에서 유해성 실험 등을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제품 출시 당시 유해성 실험 과정을 거른 책임을 물어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고위 임원들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이승한 전 홈플러스 회장도 소환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다.

한편 옥시에서 뒷돈을 받고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 보고서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는 서울대 수의대 조모 교수(57·구속)가 생식독성 실험에서 실험용 쥐의 폐 섬유화를 파악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보고서를 작성한 사실이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당시 실험을 도운 지방의 G대 A 교수가 조 교수에게 “가습기 살균제에 노출된 쥐의 배를 갈랐더니 폐가 굳어 있어 살균제와 폐 섬유화 간 인과관계가 있다”고 말했지만 조 교수가 이를 무시하고 보고서에서 뺐다는 것이다. 검찰은 조 교수에게 뇌물을 준 옥시 관계자를 조사해 당시 옥시 고위 관계자에게도 책임 소재가 있는지 가릴 계획이다.

아울러 검찰은 이날 두 번째 소환된 신현우 전 옥시 대표이사에 대해 1, 2차 조사 결과를 토대로 업무상 과실치사 및 과실치상 등 혐의로 이번 주 중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신 전 대표는 2000년 PHMG가 들어간 가습기 살균제를 출시하기 전 옥시가 독성실험을 하지 않은 데 깊이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가습기#살균제#sk케미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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