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전국 고급주택 턴 3인조 강도, 담배꽁초 하나 때문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2일 16시 39분


4년간 전국을 돌며 고급 전원주택만 골라 침입한 뒤 금품을 훔쳐온 3인조 강도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2011년 5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전국을 돌며 36회에 걸쳐 총 12억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로(특수강도 등) 김모 씨(47)와 박모 씨(46)를 구속하고 김모 씨(47)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 일당은 2012년 10월 용인 수지구에 위치한 정모 씨(69)의 전원주택 1층 창문으로 침입해 칼로 피해자를 위협하고 금고 안에 있던 현금과 귀금속 등 총 2억5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다. 또 경기 용인과 경남 울산의 전원주택에서 피해자들의 머리를 골프채로 때린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고가의 귀금속이 많고, 쉽게 제압할 수 있는 노부부가 주로 거주한다는 점을 노리고 고급 전원주택을 주요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불법으로 구매한 고가 외제차를 타고 범행 전날 사전 답사를 한 뒤, 범행 후 집에 설치돼 있던 폐쇄회로(CC)TV를 떼내 폐기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보안 장비가 있을 경우 집에 사람이 있을 땐 이를 꺼둔다는 점을 노려 사람이 있을 때만 침입했다. 훔친 귀금속 중에 추적의 빌미를 줄 수 있는 명품 시계나 반지 등은 홍콩으로 건너가 팔아넘겼다.

4년간 이어지던 이들의 범행은 범죄 현장에서 발견된 담배꽁초 하나 때문에 덜미가 잡혔다. 경찰은 “부산 기장군의 전원주택에서 발견된 담배꽁초에서 DNA를 확인해 김 씨를 용의자로 특정했고 이후 그간의 수사기록을 근거로 김 씨를 취조해 자백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재형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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