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제주공항·광주공군비행장 소음피해, 도시 기준 적용”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5일 16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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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농촌지역에 개설된 공항도 주변이 도시화된 경우 다른 도시지역 공항과 유사한 기준으로 항공기 소음 피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15일 제주공항 인근 지역주민 5796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항공기 소음 피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도 광주 공군비행장 인근 주민 9673명이 낸 소송에서 같은 취지로 사건을 파기 환송했다.

대법원은 “제주공항과 광주공군비행장 주변 지역은 비행장 개설 당시 주거지가 아니었지만 점차 도시화됐기 때문에 농촌지역 비행장 주변 소음 피해 배상 기준인 80웨클을 적용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웨클은 항공기 이착륙 시에 발생하는 소리 크기에 시간대, 운항 횟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항공기 소음 평가 단위다.

대법원은 그동안 항공기 소음피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배경 소음이 농촌지역보다 높은 도시지역에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다. 그동안 농촌에 위치한 서산공군비행장, 충주공군비행장, 평택공군비행장은 80웨클 이상을 배상 기준으로 판단한 반면, 대구공군비행장이나 김포공항 등 도시 지역 비행장은 85웨클을 기준으로 삼았다.

대법원은 “공군비행장은 필수불가결한 군사시설로 대한민국의 존립과 안전을 보장하는 고도의 공공성이 인정된다”며 “국가가 소음감소 대책을 시행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80웨클 이상을 배상 기준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앞서 광주 주민들은 2005년에, 제주공항 인근 주민들은 2008년에 각각 소음 피해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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