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중고 명품시계 사는 척하다 최루액 ‘확’

  • 동아일보

4000만원대 2점 직거래 도중… 30대男, 주인 허둥대자 들고가

지난달 31일 오후 10시 15분경 서울 용산구 이촌동의 한 카페. 며칠 전 인터넷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에 자신이 애지중지하던 명품시계 2점을 팔겠다고 내놓은 구모 씨(43)가 구매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구 씨가 팔려는 시계는 파텍필립과 오데마피게 브랜드 제품으로 중고 거래가 기준으로 각각 4800만 원, 4300만 원가량에 거래되는 고가였다.

잠시 후 3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이 카페에 나타나 구 씨를 찾았다. 구 씨는 그와 마주앉아 시계를 꺼내 보이며 약 15분 동안 성능과 가치 등을 설명했다. 이 남성은 관심을 보였고 구 씨는 더욱 열을 올려 시계를 설명했다. 바로 그 순간 구 씨는 얼굴에 심한 고통을 느끼며 비명을 질렀다. 구 씨의 설명을 듣던 남성이 갑자기 최루액을 뿌린 것이다. 구 씨가 앞을 보지 못하고 허둥대는 사이 이 남성은 시계 두 점을 챙겨들고 유유히 사라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서울 용산경찰서는 시계를 훔쳐 달아난 용의자를 추적 중이라고 1일 밝혔다. 경찰은 현장에서 수거한 최루액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분석을 의뢰했다. 카페에는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아 최루액을 뿌리는 장면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경찰은 호신용 최루액을 쓴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목격자가 카페 주인뿐이라 아직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했다”며 “통신기록을 확인하고 주변 CCTV를 확보해 신속히 검거하겠다”고 밝혔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중고#명품시계#최루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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