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시위’ 이용수 할머니 “아베 망언에 소녀상도 분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7일 15시 42분


코멘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일본 정부가 아무리 은폐하려 해도 진실은 눈더미처럼 커져 번져 나간다.”

아베 총리의 최근 방미 일정을 따라 다니며 보스턴 워싱턴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이른바 ‘그림자 시위’를 벌였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87)는 6일 캘리포니아 주 글렌데일 시립공원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에서 아베 총리의 역사 부정을 준엄하게 꾸짖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할머니는 “아베 총리는 미국 순회 중, 그리고 의회 연설 중에도 사죄의 발언을 하지 않았다. ‘마음이 아프다’는 기만적인 발언으로 일관했다. 나는 결코 절망하지 않는다. 일본 우파와 아베의 기만적 행동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할머니는 소녀상의 어깨와 손발을 쓰다듬고 자신의 분홍 스카프를 씌워주면서 “누가 이렇게 소녀상을 세워줬나. 장소가 너무 좋다. 너무 고맙다”며 흐느꼈다고 할머니의 방미 기간동안 통역과 안내 역할을 맡은 가주한미포럼 김현정 사무국장이 전했다.

할머니는 또 “아베의 망언에 소녀상도 분노해 주먹을 불끈 쥐고 있지 않느냐. 아베가 진정으로 사과하는 날 쥐었던 주먹을 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베는 한국 여성들이 돈 벌기 위해 자발적으로 (위안부로) 나선 것이지 강제로 끌고 간 적이 없다고 왜곡하고 있지만, 내가 바로 역사의 산 증인”이라며 “일본이 공식 사과할 때까지 결코 눈을 감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소녀상 방문 뒤 한 중국 음식점을 찾은 할머니는 식사 후 고른 ‘행운의 과자’(포춘 쿠키)에는 ‘당신의 가장 간절한 꿈이 이뤄질 것’이라고 적혀 있었다고 동행한 인사들이 전했다.

뉴욕=부형권특파원 bookum9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