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잠실-목동구장 ‘경기중 정전’ 이제 그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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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억 들여 예비 발전시스템 설치

2013년 4월 4일 프로야구 경기 때 정전 사고가 발생해 어두컴컴한 서울 잠실야구장. 동아일보DB
2013년 4월 4일 프로야구 경기 때 정전 사고가 발생해 어두컴컴한 서울 잠실야구장. 동아일보DB
“아프리카 야구장도 아니고…. 갑자기 불이 꺼지니 너무 열 받더라고요.”

야구팬 김모 씨(27)는 2013년 4월 4일 금요일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당시 김 씨는 여자친구와 함께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두산과 SK의 프로야구 경기를 즐기고 있었다. 모처럼 ‘불금(불타는 금요일)’을 맞아 큰맘 먹고 준비한 야구장 데이트였다. 그러나 6회 초 갑자기 야구장 전광판과 조명 일부가 꺼지면서 데이트 분위기도 차갑게 식었다. 결국 20분 넘게 경기가 중단됐고 이날 데이트는 미적지근하게 끝나버렸다.

다행히 앞으로 서울시내 야구장에서는 이런 안타까운 장면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는 15억 원의 예산을 들여 잠실구장(송파구)과 목동구장(양천구)에 ‘플라이휠 무정전 전원공급장치’를 각각 2대, 1대 설치했다고 5일 밝혔다.

이 장치는 야구장의 주전원이 갑자기 끊어지면 이중전원을 작동해 즉시 전력을 대체하는 예비 발전시스템이다. 반도체 공장이나 종합병원 등 정전될 때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곳에 주로 설치된 시스템이다. 대규모 스포츠 시설에 설치되는 건 잠실, 목동구장이 처음이다.

그간 국내 야구장 인프라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우승국’이라는 위상에 못 미친다는 비판이 많았다. 특히 2012년 이후 잠실, 목동구장에서만 총 4번이나 정전으로 경기가 중단됐다. 이구석 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장은 “무정전시스템 도입으로 올 시즌부터 불시 정전 문제를 완전히 해결했다”며 “앞으로 야구팬들이 불편함 없이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시설을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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