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 나눔 온도 낮지만 사연은 훈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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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탑 12.6도… 지자체중 바닥권… 난방비-내복지원 1억성금 기업부터… 2000만원 기탁 장애노인까지 참여

최근 부산 부산진구 송상현광장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최근 부산 부산진구 송상현광장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얼어붙은 지역 경기만큼 이웃을 돕기 위한 부산의 나눔 온도가 낮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훈훈한 사연이 끊이질 않아 희망의 빛이 솟아나고 있다.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이장호·사랑의열매)는 연말을 맞아 지난달 20일 ‘희망 2015 나눔 캠페인’을 시작했다. 11일 현재 부산 사랑의 온도탑 나눔 온도는 12.6도다. 전국 17개 시도 중 전남 다음으로 낮은 온도다. 전국 시도 평균 나눔 온도는 16.9도다.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 중인 곳은 세종시(59.0도)이며 다음이 충남(38.5도)이다.

부산의 ‘희망 2015 나눔 캠페인’ 목표액은 84억2200만 원. 11일 기준 모금액은 10억6300만 원이다. 기부 내용을 보면 개인이 54.2%, 기업이 45.8%로 개인 기부 비율이 높다.

작지만 소중함을 나누는 마음은 겨울 추위를 녹일 정도로 따뜻하다.

최근 사랑의열매를 찾은 익명의 기부자 A 씨는 작은 가게를 하며 모은 200만 원을 내놓았다. 그는 7년 동안 매년 12월이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성금을 들고 사랑의열매를 찾았다. 지난해부터는 200만 원씩 기부해 현재까지 총 900만 원을 내놓았다. 그는 “어릴 적 홀로 장사하며 남매를 키우면서도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눔을 실천했던 어머니에게서 배웠다”며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힘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10일 ‘목요힐링산악회’는 사랑의열매를 방문해 100만 원을 기부했다. 이 산악회는 시내버스 운전자,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시민동호회다. 나눔을 실천하자는 취지로 지난해 8월 결성된 이 동호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송년 회비를 아껴 성금으로 내놓았다.

9일 김원찬 씨(85)는 사하구청을 방문해 2000만 원을 기탁했다. 6·25전쟁 참전으로 장애인이 된 김 씨는 평생 홀로 살면서 노점상으로 억척스럽게 돈을 모았다. 이웃 사람들은 “추운 겨울에도 난방을 하지 않을 만큼 근검절약이 몸에 밴 분이다”라고 했다. 김 씨는 “‘살면 얼마나 살까’라는 생각에 최근 주변을 정리하던 중 평생 모은 돈을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내놓기로 결심했다”며 “몇 푼 안 되지만 좋은 곳에 써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업 참여도 이어지고 있다. 합성섬유로프 제조·판매사인 DSR㈜(대표이사 홍석빈)는 10일 사랑의열매에 어려운 이웃들의 난방비와 내복 지원 성금 1억 원을 기부했다.

부산울산경남 아스콘공업협동조합도 3월에 이어 10일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000만 원을 전달했다. 부산 사랑의 온도탑은 8400여만 원이 모일 때마다 나눔 온도가 1도씩 올라간다. 모금 목표액인 84억2200만 원이 모이면 100도를 달성한다.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051-790-1414)로 문의하거나 관내 구·군청, 동 주민센터 성금 접수 안내처, 방송사 모금접수처에 내면 된다. ARS(060-700-1212) 또는 은행·관공서에 비치된 사랑의열매 모금함, 온라인 계좌 송금(사랑의계좌 부산은행 027-13-000282-2)으로도 가능하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온도탑#부산#사랑의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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