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경북에선 로봇이 ‘척척’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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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싸움 - 산불감시 - 환자간호는 누가?

경북 포항시 남구 포항제철소에서 연구원들이 슬러지 청소로봇을 실험하기 위해 몸체를 재활용수 저장시설에 넣고 있다. 포스코 제공
경북 포항시 남구 포항제철소에서 연구원들이 슬러지 청소로봇을 실험하기 위해 몸체를 재활용수 저장시설에 넣고 있다. 포스코 제공
경북도와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이 콘크리트 연마(硏磨)로봇 개발을 시작했다. 작업 범위를 정해주면 건물 바닥 마감공사를 스스로 하는 로봇이다. 먼지와 오수 등 오염물질 방출을 최소화하는 기능을 갖춘다. 현재는 근로자가 연마 기계를 작동해 공사를 한다. 미세먼지 발생으로 인한 호흡기 질환과 무거운 장비 조작에 따른 부상 위험이 작지 않다.

경북도는 올해 말까지 무인 자동화 로봇을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관련 특허를 보유한 ㈜폴리시스가 참여한다. 이 회사는 최근 사용자가 탑승하는 연마 장비와 리모컨으로 조종하는 제품을 개발해 미국, 일본에 수출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연마로봇 상용화는 건설기계를 첨단화하는 좋은 모델”이라며 “안전사고 발생도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이 실용로봇 개발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2010년부터 지자체와 추진해온 특화로봇이 대표적이다. 일부 로봇은 성능 향상에 들어갔다. 지역 특화산업과 연결돼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주 간호로봇과 울진 대게안내로봇, 청도 소싸움로봇은 성과를 내고 있다. 시험 중인 간호로봇은 조만간 국내 기업체에 기술을 이전해 전국 요양시설 500여 곳에 보급할 계획이다. 대게안내로봇과 소싸움로봇은 관광객 유치에 한몫을 한다.

최근 시연에 성공한 봉화 산불감시로봇은 무선 조종 비행체다. 고성능 카메라를 장착해 반경 1km를 20분 동안 파악하고 종합관제센터에 영상을 보낸다. 산악지역이 많은 경북 북부 지역에서 활용될 예정이다. 올해 2월 승마 붐 조성을 위해 개발한 영천 승마로봇은 말과 비슷한 모형에 앉아 말을 타는 기분을 낼 수 있다. 운주산 승마장에 설치된 이 로봇은 초보 승마 동호인들에게 인기다. 울진 비행장을 활용한 비행기 조종 연습로봇 개발도 한창이다.

경북도는 2022년까지 1조2000여억 원을 들여 시군 특화로봇 상용화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의료와 해양, 철강 등 3대 집중 육성 분야도 정했다.

몸체 연구가 상당히 이뤄진 수중(水中)로봇은 응용 시스템 개발로 발전하고 있다. 포스코 기술연구원과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이 2012년부터 공동 개발한 슬러지 청소로봇은 최근 상용화 단계다. 철강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속 찌꺼기를 수집 장치와 펌프를 이용해 빨아들인다. 초음파 센서(감지기)가 있어 지하 수조에서도 작업이 가능하다. 최근 포항제철소 재활용수 저장시설 등을 청소해 성공적인 평가를 얻었다. 포스코 관계자는 “수조의 물을 모두 비우고 청소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졌다. 로봇 투입 분야를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북도와 로봇융합연구원이 2017년까지 개발하는 수중 청소로봇은 바다 생태환경 조사와 각종 오염물 제거 기능을 갖춘다. 목적지 반경 1m 이내로 접근하는 기술을 개발해 자원 채취와 해양 구조물 건설, 경계 감시용 잠수정 등 응용 분야를 넓힐 예정이다. 송경창 경북도 창조경제산업실장은 “축척된 로봇기술이 정보기술(IT)과 자동차부품 등 관련 산업 성장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다양한 실용로봇 개발로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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