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해남부선 폐선용지를 시민의 품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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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장 후보들 모처럼 한목소리
김영춘 후보 “상업적 개발에 반대”, 오거돈 후보 “원형그대로 돌려줘야”
서병수 후보 “官주도 개발 부적절”

부산시장 후보들이 “동해남부선 폐선용지를 시민에게 돌려주자”는 안에 대해 모처럼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해운대 미포∼송정 구간의 폐선 전경. 부산시 제공
부산시장 후보들이 “동해남부선 폐선용지를 시민에게 돌려주자”는 안에 대해 모처럼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해운대 미포∼송정 구간의 폐선 전경. 부산시 제공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사업으로 폐선된 부산 해운대 일대 철도 길 용지의 활용방안에 대해 부산시장 선거 출마 후보들이 저마다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폐선 구간은 해운대 올림픽교차로∼기장군 동부산관광단지에 이르는 연장 9.8km. 면적은 26만8555m²다. 지난해 12월 1일부터 열차 운행이 중단된 이곳에는 주말이면 하루 5000명 이상이 찾는 명소로 떠올랐다.

부산시와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지난해 12월 이 구간에 대해 ‘그린 레일웨이 조성사업’을 벌이기로 하고 협약을 했다. 이 중 해운대역사 주변 2만6934m²와 미포∼송정역 구간 4.8km는 철도시설공단 측에서 민간자본을 유치해 상업용도로 개발을 추진 중이다.

나머지는 시가 2017년까지 예산 317억 원을 투입해 관광형 공원으로 만들 계획이다.

먼저 관심을 보인 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 김영춘 예비후보. 그는 지난달 30일 미포∼송정 구간을 시민들과 함께 걷는 ‘현장 트레킹 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폐선 용지를 시민의 품에 돌려줄 것과 상업적인 개발에 반대한다는 생각을 발표했다. 시민들의 의견을 토대로 장기적 관점에서 활용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무소속 오거돈 후보도 2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폐선 구간을 시민에게 돌려줄 것을 후보들이 공통 공약으로 채택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닷가 철길을 원형 그대로 시민의 품으로 돌려줘야 한다”며 “특정 개발세력이나 졸속 개발은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진행되는 개발사업이 부산시장 후보 지역구에서 서둘러 추진되고 현직 시장의 잔여 임기 내에 민간사업자가 결정된다는 점에서 의혹이 일고 있다”며 새누리당 서병수 예비후보와 허남식 부산시장을 겨냥했다.

이에 대해 서 후보는 “폐선 용지가 지역구에 위치해 오래전부터 활용방안에 대해 깊은 애정과 관심을 갖고 있다”며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는 “폐선 용지는 부산에 얼마 남지 않은 근대 산업유산이며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라며 “이 일대를 관 주도로 서둘러 개발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고 시대가치에도 역행하는 처사”라고 못 박았다. 특히 그는 “오 후보가 나를 끌어들이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직접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같은 당 박민식 의원도 “부산시가 당초 폐선용지에 공원과 문화공간을 조성해 시민들에게 돌려준다고 해놓고 일부를 수익사업에 활용하기로 한 것은 동해남부선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뉴욕 시는 폐허처럼 방치된 폐선을 하늘공원으로, 광주는 폐선용지에 푸른 길공원을 만들어 명소로 거듭나게 했다”며 “우리도 시민 품으로 돌려주자”고 주장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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